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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KTUS Mar 31. 2017

파도가 멈추는 날

바다는 불쌍해요 파도 없인 바다도 없죠

상상할 수 있나요 순간의 조용한 푸름을

그건 검푸른 바다의 주검이에요


벽 쪽을 바라보고 누워 있다가 벽이 너무 가까워

문득 밤을 걷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게 깔린 밤을 걷어내면

그 속에 파도가 치고 있을 것만 같았죠

나는 파도치고 있었고 분명 파도소리를 들었거든요


한참을 천장만 바라보면서

나를 혼자 두었거든요


나는 그것이 잦아드는 것을 원했을까요 과연


파도는 멈추지 않아요

파도가 멈추면 우린 바다를 잃으니까요

왜 이렇게 소리 없이 파도가 치죠


무던히 당신을 기다리겠다고 했는데

어디서 이렇게 파도는 쳐 오는 거죠


당신도 막지 못하는 파도는 어디서 이렇게 쳐 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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