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한 가운데 배 하나가 멈추었다
너는 일등항해사였다
가슴에 영예로운 졸업장을 품을 때만 해도 말이다
가슴에 단 깃이 나부낄 때마다 파도는 너를 부르고 있었다
저마다의 보물섬은 어디 쯤이었을까
출항을 알리는 항해사의 눈은 바다보다 깊었다
배는 바람을 등지고 밤마다 달을 지우며 앞으로 갔다
침몰하기 위해서였나
항해사의 야망은 제자리에서 침묵한다
곧 별들은 해류가 돌아 들어가는 곳으로 빨려 가겠다
흔들리며 항해한 시간이 무색하다
누구인들 여기까지 오게 한 것은 파도의 저항이었다
너에게 무책임하도록 너무 많은 밤을 지우고 왔다
달을 잃어버린 항해엔 꿈이 허락되지 않는다
항해사여 저 땅에 너는 무엇을 묻었었나
그리워한 만큼 멀어지고, 그리움만큼 가까워지던 동경이 아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