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훈련

4.핑계(3)

by 선주

월드컵 열기가 가라앉고 모텔 매출도 가라앉기 시작했는데 년간 중개 건수가 2-3건이니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다.

초창기 모텔 매출은 수도세로 파악했다.

하지만, 곧 소문이 퍼지면서 수도세를 고의로 올리거나 이웃집의 차를 주차장에 파킹하거나 장부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매출을 부풀려 매매 호가를 올려 불렀다.

정확한 매출 확인을 위해서는 주말을 포함해 최소 일주일은 모텔 주변에서 잠복근무를 해야 했다.

하지만, 등따시고 배불러지며 이 생활이 너무 고단해 팀원을 2명 채용했다.

팀원으로 지내며 배를 골아봤던 터라 직원들에게는 기본급도 있었고 차량 소지자에게는 기름값도 지급했고 많지 않았지만 상여금도 지급했다.

한달에 한번 회식도 했고 취한 직원에게는 모텔도 잡아주고 봄, 가을 보약도 해먹였다.

백화점 명품 나들이와 사람좋은 팀장노릇은 얼마가지 못했다.


물소팀장과 공동출자로 팀을 운영했는데 출자금이 바닥났다.

가족들에게 드렸던 돈도 다시 회수했다.

그마저 바닥나고 카드가 연체되었다.


침몰하는 배에 더 많은 사람을 태우고 더 깊은곳으로 항해를 시작한 격이였다.


돈으로 시작한 관계는 돈이 없으면 깨지는 법이다.

물소팀장은 회사에 남았고 나는 노원구의 부동산사무실에 월급쟁이 실장으로 취직을 했다.

지하철로만 정확히 1시간 10분의 거리를 오가며 "왜 망했을까?"를 생각했다.

게을렀고 시야는 너무 좁았고 미래에 대한 목표가 없었음을 깨달았다.

노원구에서 소화할 수 없는 큰매물을 강남의 컨설팅사에 남은 물소팀장과 연결했다.

월세 1천만원 이상의 통상가를 중개했다.

자금 사정으로 신축이 중단된 건축물과 모텔 교환을 중개했다.

스킬도 조금 늘었고 중개영역도 확장되었으나 혼자서는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다.

내가 코를 끼웠으나 마무리는 물소팀장있어야 가능했다.

큰 돈이 오가는 만큼 동료들 간에도 속고 속이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믿음을 주었고

도저히 희망이라고는 없는 중에도 포기라는것을 하지 그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나의 절박함의 손바닥에 끈기라는 이름의 손바닥으로 박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다음주에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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