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훈련

5.평안

by 선주

동업같은 결혼.

결혼 전과 똑 같이 수익을 반반씩 나누고 똑 같이 출자를 하여 노후를 준비하기로 했다.

이 조건이 전제되지 않았다면 결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거치며 약속은 지켜질 수 없었다.

노산인데 많이 걸어야 했고 신경전도 치열하여 하혈이 있었다.

3주간을 꼼짝없이 누워만 지냈다.


낮게 가라앉는 하늘,

10차선 양방향을 쌩쌩 달리던 차들이 빨간 신호등에 걸려 멈춰버린듯

나의 시간은 조용하고 느렸다.


그리고, 느껴진 태동!

소싯적 솜씨를 되살려 차려낸 밥상에서 피어나는 뿌연 김!

그동안의 모든 긴장과 계획들이 무장해제 되었다.


누구도 지우지 않은 부채감에 시달리던 감정들은 변명을 찾았다.

언니, 오빠들도 모두 가정을 이루어 남들 만큼은 살고 있고 어머니는 건강하시다.

어머니, 오빠의 국민연금을 대신 납입하였고 평생 매월의 연금을 받으실 것이다.

목돈드리고 딸이, 동생이 속세를 떠나산다면 가족들이 행복할까?


여기서, 이렇게, 남편과 아이와 깨볶으며 행복하게 사는 모습 보여드리자.


40평생 50키로를 넘겨보지 못한 몸무게가 마흔둥이 둘째를 낳고 60키로를 넘었다.

2008년 외환위기로 부동산업계는 부서졌어도 맵시를 찾아볼 수 없는 후덕한 아줌마가 되었어도 함께

파도저어갈 가족은 나의 에너지원이였다.

남편과 나는 매월 고정적인 수입이 있는 업종으로 전환하였고 집안에 새로운 가전제품이 들어오고 통장에 미미하게 붙어가는 숫자들을 보며 일일드라마의 단란한 모습이 우리가정에서 재연되었다.


(*다음주에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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