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이웃
"점심 먹었어?"
"어..네..아니요."
"튀어와.맛 있는거 먹자"
결혼하고 23년째 광진구에서 살고 있다.
그동안 5번 이사를 했는데 우리의 3번째 이사를 중개했던 중개사님이 밥먹자고 연락이 왔다.
그땐 부동산 중개업을 하지 않을때였고 월세가 밀려 보증금을 줄여서 집을 찾고 있을 때였다.
지금도 말끝이 나긋나긋하지 않지만 당시 이 중개사님의 첫인상은 싸움꾼이였다.
"당신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손해를 보는지 알아? 약속을 왜 안지켜.썅~~"
다툼은 곧 끝났지만 손님인 내가 들어갔음에도 목소리 볼륨은 조정돼지 않았었다.
살벌한 현장을 보고도 왜 돌아 나오지 않았을까?
지금도 의문이지만, 어쨌던 다툼이 끝나기를 문가쪽에 있는 장의자에 앉아 얌전히 기다렸었다.
그리고, 그 중개사님을 통해 단독주택 1층 방두칸짜리 월세집을 얻어 입주했다.
그 인연때문인지 내게는 곧잘 밥도 사고 급매.저렴한 임대집을 공유를 해주어 마른날의 단비같이 계약을 한두건씩 해나가고 있다.
지하철역 앞에 있는 1칸짜리 부동산에 딱 동네 반장님 이미지의 부동산 실장님이 있다.
임대인들이 방값을 올려받으려고 하면
"아..이 어려운 시국에 뭔 방값을 올려요~오. 젊은 사람들 살게 그냥 좀 줘요."
이렇게 쓴소리를 잘 하는 실장님은 우리 사무실을 올때 자주 두 손 가득 선물보따리를 들고 온다.
한번은
"내가 이 빵집을 소개해서 매출을 좀 올려줘야 해. 담아봐"
식빵 한줄 3,300원하는 빵집에서 5만원어치의 빵을 담았더니 비닐 봉투 두개가 터질것 같다.
2024~5년 자영업자들에게는 무덤같은 나날들이다.
사무실에 싱크대를 들여놓고 밥솥과 전자렌지도 구비해서 점심을 해결하고 때때로 계란이나 고구마도 삶아 먹는다.
식비가 확줄었다.
하지만, 싱크대는 연결했어도 도시가스 설비가 되어 있지 않아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는다.
사먹는밥 자주 먹으면 물리지만 바람불고 비오는날은 써늘한 싱크대에 손을 넣기가 망설여진다.
그때마다 내맘에 CCTV를 단듯이
"밥 먹었냐?"
물어보는 전화를 받을때면 반갑고도 부담이 된다.
두번, 세번 얻어먹는 밥이 목이 매여 밥먹자는 부름에 선듯 대답을 못할때면
" 나중에 밥 사, 너같은 동생들 있으면 갚고"란다.
선의를 물릴 뻔뻔함도 공짜밥을 속편히 먹을 뻔뻔함도 없는 나는 이 흰머리 언니들을 위해 기도 할 뿐이다.
"성경의 선한 사마리아인을 만났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형편을 살펴 밥도 사고 간식도 사는 그들과 인연 맺게하심을 감사합니다.
나눌줄 아는자들에게 물질을 부으사 무늬만 크리스챤인 것을 부끄러워하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하나님이 그들을 통해 제게 먹이시는것이라 당연히 받지 않게하소서.
가난하고 병든자들을 보며 긍휼한 맘은 품었어도 단돈 1만원을 그들을 위해 내놓지 못한 저보다 오히려 그들이 하나남의 참 딸같습니다.
그들의 선한 나눔이 이 땅 가운데 살아가는 동안 보상받는것을 세상사람들도 보게하셔서 나눔의 릴레이가 일어나게 하소서.
하나님의 뜻을 이 땅 가운데 이뤄가는 자들을 축복하시고 그 중에 이 딸도 있게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