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림]

완벽한 권사님의 고난(4)

by 선주

2025.6월 현재 권사님은 지하철역 도보3분,첫째,막내와 도보5분 거리인 전용14평의 아담한 집을 매입하셨다.

50평대의 집에서 이 집으로 이사오던 날이 생각난다.


이삿짐이 다 빠졌겠거니 싶을때쯤

"보증금 받았어요?"

라는 카톡 물음에 권사님의 막내딸이 답을 남겼다.

"저희 아직 청소중이예요.짐이 많아서 미칠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오전 8시에 이사를 시작하여 늦어도 11시면 이삿짐은 다 빠진다.

그런데 카톡 회신이 온 시간은 12시20분이다.

권사님이 입주할 집은 공실로 잔금이 급하지 않지만 이사를 나가는 이 집은 새로운 임차인이 오후에 입주를 해야 한다.

강장제 드링크를 들고 이사중인 집으로 갔다.

12-3평 넓이의 베란다 구석구석에 박혀있던 화분, 대형 담근주유리병, 식탁의자, 티테이블 의자, 각방 책상의 의자,서재테이블의 의자, 각방 장롱의 옷과 이불...옷과 가방.신발등은 이미 몇십키로를 업체에서 수거하고 몇만원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계절용품들을 씌웠던 대형 비닐과 신문지들이 쌓여 산을 이루었다.

헉!

'권사님도 참~암. 물건 모으지 마시라니깐.

점심은 굶는다 쳐도 이사 마무리가 돼야 보증금을 반환받을텐데, 더 늦으지면 큰 분쟁이 날텐데...'

뭐라도 도와야겠다 싶어 정리를 해보려고 했으나 손에 잡히는 대로 이사바구니에 쑤셔 넣는 이삿짐업체의 직원들에게 우리는 오히려 방해꾼이였다.


이삿짐 업체에서 차량을 추가로 배차했다.

아직 멀쩡한 물건, 아니 포장지도 뜯지 않은 새것도 일꾼들에 의해 쓰레기더미 속으로 쓸려갔다.

옆에 섰다 행주며, 포장지며 쓸만한 물건 몇개를 종이가방을 찾아 담았다.


이사견적을 왔을때 이사갈 집의 면적이 많이 좁아 대부분의 가구를 버린다고 했을것이다.

대형 가구를 버릴것을 감안하여 동원된 이사인원!

하지만, 가구 안의 내용물을 많이 버렸으나 적지 않게 남았다.

마치 포장지를 풀어헤친 상품들 처럼 50평 넓은 집안에 낱낱의 물건들이 널부러져 버렸다.


권사님은 추가금을 지불하긴 했으나 점심도 김밥으로 해결하며 늦게까지 수고한 이사업체를 위해 5월 중순, 이사를 앞두고 있는 내게 꼭 해당업체에 이사의뢰를 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해당 이사업체는 "권사님, 소개로 연락드렸습니다." 했을때 "당분간 예약 받기 어렵습니다."라는 대답으로 예약 받기를 꺼려했다.

우리집은 권사님의 집 뒷편에 위치하고 있었고 주변에는 숲세권의 넓은 빌라들이 많다.

지역만 같을뿐 우리집은 17평의 아담한 3룸인데 이사업체는 비슷한 부류일것이라 판단한것 같다.

권사님의 이사는 4월말이였고 나는 5월 중순에 이사를 했는데, 권사님은 지금까지도 집안을 정리중이라고 했다.

권사님은 식당 창너머로 바라보이는 붉은 저녁 노을을 좋아했고,

일주일 중 단 하루, 자신을 위한 시간!

폭신폭신한 쇼파, 넓은 거실에서 대형 TV를 통해 넷플릭스에서 다운받은 영화를 감상하는 시간을 너무나 행복해 했다.

교회일이라면 열일 제쳐두고 수고를 아끼지 않은 권사님께 하나님께서는 당연히 이 집을 주시겠지란 생각을 했다.

오후 1시가 넘어서도 산더미 같이 쌓인 짐!

정리된 집에서는 제몫을 했을것이나 그때는 쓰레기 취급을 받던 비닐이며 종이가방, 화분들....을 보며 권사님도 하나님께서 이 집을 주실것이란 믿음의 확신이 있었던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믿고 구한것 받은줄 알라 하셨으면서, 이렇게 수고하시는 권사님에게 하나님은 이 집을 주지 않으신 이유가 뭘까?'


4말경 나는 77년에 신축된 35평 단독주택을 통으로 6개월간 임대를 했다.

매매를 계획하고 있어 비워놓은 집이다.

현관문을 열었는데 아가 분내음과 손다박만한 마당, 넓은 부엌에 맘이 훌러덩 넘어가 단번에 계약을 했다.

하지만, 입주를 일주일 앞두고 저녁 짬짬이 청소를 하며 닦아도 어찌할 수 없는 세월의 흔적과 곰팡이 자욱에 속상했다.

입주 후 거주하는 1주일 내내 화장실이 1개 뿐이여서, 세탁실이 지하에 있어서 , 부엌 통풍이 잘 되지 않아,

딸이 사용하는 방에 창이 없어....불만이였다.

불편함에 남편과 가구 배치를 의논하고 아들과 딸의 힘을 빌어 가구를 재배치하고 수고한 날에는 함께 둘러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날랜 도둑은 단박에 넘어들것 같은 담장!

딸가진 아빠는 해떨어지기 무섭게 거실 쇼파를 지키고, 자연스레 온 가족이 저녁상에 둘러앉았다.

마당이 있어 빨래를 널었으나 소나기에 빨래를 걷었다 널었다...수고한 아이들을 토닥이며 특별식이 추가된 식탁!


많이 움직여야 하고

많이 번거롭다.

하지만, 지금은 감사하다.

분내음에 훌러둥 맘을 뺐긴것에 감사!

가구배치가 참 애매한 집구조에 감사!

마당은 있어도 베란다는 없어 빨래를 마당에 널수 밖에 없는 것에 감사!

...

하나님을 바라고 살아가는 자들에게는 당장의 속상함이 나중의 감사가 된다.




비온 뒤 아침 공기가 눅눅하다.

14평 권사님 집은 에어컨을 30분만 가동시켜도 뽀송할것이다.

겨울에도 집 안 공기가 훈훈하여 굳이 침대 위에 온수매트를 깔지 않아도 될것이다.


글을 정리한다.


세딸과 사위와 함께 살던 그때는 그 집이 내 집이 될것이란 믿음으로 온갖것 갖춰 살았으니 권사님의 것이였다.

세딸 짝지어 분가시키고 난방도 냉방도 맘 놓고 하기 어려운 지금은 아담한 14평 빌라가 권사님께는 최고의 축복일것이다.

징검다리를 건너듯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옮겨가는 중에 고난의 순간이 있었지만, 돌아보면 하나님께서는 때때마다 권사님께 안성맞춤인 최고의 집을 주셨다.


주 안에 있는 자들에겐 고난이 고난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 비록 상황이 녹록치 않아도 위를 보며 웃을 수 있다.


(*다음주에는 다른 주제로 하나님을 알아가기 위한 [두드림] 글을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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