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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진주 Feb 28. 2022

3월의 선택을 앞두고

 2022년 2월 28일, 2월의 마지막이다. 2022년도 벌써 2달이 흘렀고, 내일이면 3월을 맞이한다. 3월은 대부분의 대한민국 학교들이 문을 여는 달이다. 그래서인지 2월 말과 3월 초중순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몸과 마음이 굉장히 어수선하다.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학부모들도 신학기 준비에 여념이 없다. 특히 올해 3월 신학기는 교육부에서 전면 등교 여부를 학교장 재량에 넘긴 터라 학교 메신저 ‘아이엠스쿨’이 유난히 시끄러웠다. 어떤 학교들은 교내 코로나 발생 시, 책임을 지는 것이 부담스러워 학부모들에게 등교 여부를 결정하라고 해 논란이라고 한다.


 요즘은 참 ‘선택’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 참 어렵다. 나 역시도 2월 초에 한 선택 때문에 호된 후폭풍을 겪었다. 그 당시에는 가족을 위한 선택을 했고, 그 선택으로 정말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좋은 쪽으로 바뀌었으면 참 좋겠지만, 그동안 묻혀 두었던 해묵은 감정들이 그 선택으로 모두 드러나 지금은 어찌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나’라는 한 개인도 그때 내린 선택과 결과 때문에 2월 한 달이라는 시간을 몽땅 그 감정 속에 잠겨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 하물며, 정부가, 학교가, 공공기관이 많은 사람의 운명과 계획을 움직일 수 있는 ‘선택’과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정부가 학교에, 그리고 학교가 학부모에게 3월 등교 여부 결정권을 부여할 것이다.


 문제는 어영부영 3월 등교 최종 선택을 가진 학부모도 어떤 선택이 옳은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확고하게 3월 전면 등교를 선언한 교육부 장관의 말을 믿고 보내려는 학부모들이 많았다. 좀 불안하고 걱정은 되긴 하지만, 대부분의 대한민국 학부모들은 정부와 학교의 지침을 잘 따르는 편이었다. 그런데 그 단호했던 결정이 다시 누그러져서 선택권을 학교장 재량으로 맡기고, 학교에서는 학부모에게 선택하라고 독려한다.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아이들, 모두 학교에 보내면 코로나 확진이 될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학교에 안 보내면 학업이 좀 부진할 것은 사실이고요. 자, 학부모님들, 어떤 선택을 하실래요?’


 물론, 진짜 학교에서 이런 메시지를 보내며 선택하라고 강요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저 상상해 봤을 뿐이다. 딱딱한 공적인 문장 속에 1-4로 나누어진 선택권 속에는 이런 생각들이 숨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 말이다. 이미 많은 학부모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예측하고 있다. 대한민국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가는 3월이 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올 것이고 그다음에는 코로나 확진 세도 좀 줄지 않을까 하는 희망적인 관측 말이다. 오미크론 바이러스는 확진이 되어도 그 증상이 대수롭지 않다고 하니, 예전보다는 확진에 대한 공포심이 덜한 것도 사실이다.


 다행히, 우리 아이들의 학교들은 3월 전면 등교 선택지를 나에게 주지 않았다. 학교 내의 확진자 비율을 상세히 알려주며, 3월 전면 등교를 단호히 확정 지었다. 학부모들은 그 이후 일어날 불상사에 대해 걱정은 하지만, 전면 등교 선택의 부담을 덜게 된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도 끝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저마다 3월 초중반 확진자 비율이 정점을 이룬 다음에 이 2년간의 암울한 시기도 끝날 그것으로 예측한다. 이 코로나가 끝난 뒤에 어떤 일들이 생길까? 이 시기만큼 ‘선택’과 결정‘이 어려웠던 시간도 없었다. 이 막막한 시기를 혼자서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임져야 했다. 이제 코로나 팬데믹 시기가 끝나면 사람들은 그 기간 동안 내렸던 선택과 결정으로 인한 결과를 온전히 책임져야 할 것이다. 그전에 다시 한번 큰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2022년 3월 9일,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지도자를 선택하는 날. 어쩌면 우리는 미래에 다시 본인의 선택을 돌아다보며 팬데믹 시기를 잘 마무리했는지, 아니며 수습을 못 해 또다시 암흑의 5년을 보냈을지 회고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서로에게 좋은 선택과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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