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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검은 호랑이해, 새로운 3가지 습관 만들기

by 하늘진주

어스름한 새벽, 슬며시 눈을 뜨는데 ‘웅웅’ 거리는 가스보일러의 온기 사이로 어제와 다른 낯선 바람 내음이 코끝으로 느껴진다. 새해가 왔구나. 2022년 임인년이 밝았다. 2021년 뉴베리 대상 수상작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의 릴리 앞에 나타난 호랑이처럼, 올해 2022년의 ‘검은 호랑이해’도 스산한 바람과 함께 자신의 존재를 묵직하게 과시하고 있다.


사실 어젯밤까지만 해도 새해가 밝는다는 것에 별 감흥이 없었다. 하루가 가면 또 하루가 오고, 시야가 어둑어둑해지면 또다시 해가 밝아오고…. 예전에는 이런 자연의 순리가 무척 신기하고 놀라웠다. 하지만 점점 세상의 무서움, 모든 일이 내 생각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경험을 한 이후 ‘도전’보다는 ‘안정’을 더 희망했다. 요즘은 그동안 쌓아온 세월의 주름 속에서 ‘새해가 밝는다’라는 설렘보다는 ‘그래도 작년보다는 더 나은 한해’가 되길 바라는 소망을 더 품고 있다. 멀리 계신 늙으신 부모님들, 올해 더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우리 가족들 올해 좋은 일만 가득하길, 주변 사람들 올해 덜 힘들고 아프지 말길, 올 한 해, 나와 관련된 모든 사람, 다복하고 행복하길.


올해 2022년의 새해 목표는 3가지 습관 만들기이다. ‘습관’은 여러 번 오랫동안 반복하면서 몸에 밴 행동방식이라 그만큼 바꾸기가 쉽지 않다. 지금까지 새해 다짐을 할 때면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일들에만 초점을 맞추어 목록을 작성했다. 매해 새벽의 기운을 받아 열심히 20가지가 넘는 새해 목록을 만들었지만, 한두 번의 일들이 어그러지만 다시는 들춰보지 않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런 과거의 경험을 교훈 삼아, 올해는 3가지 습관 만들기에 도전해 본다. 사실 기존 버릇들을 버리고 새로운 습관을 만든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렇게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듯싶다. 올해 세운 3가지 새로운 습관은 ‘포기하기 전에 일단 도전하기‘, ’자꾸만 미루기 끝내기’, ‘어제보다 나를 더 사랑하기’이다.


첫째, 포기하기 전에 일단 도전하기. 점점 나이가 들수록 겁이 더 많아지는 것을 느낀다. 예전에는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주변의 여건과 내 능력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다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일단 도전은 해보고 ‘포기’가 아니라 다음 기회에 다시 ‘도전’을 하고 싶다. 주변에서 소리만 질러도 깜짝깜짝 놀라는 소심한 사람으로서 매번 도전하고 시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용맹한 ‘검은 호랑이해’의 기운을 받아 도전하고 도전하며 그 경험에서 새롭게 배우는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둘째, 자꾸만 미루기 끝내기. 난 미룸의 쾌락과 막바지로 몰린 스트레스를 잘 경험하는 사람이다. 그동안은 꼭 해야 하는 일들이 있어서 계획적으로 시간을 분배하기보다는 유유자적 여유를 부리다 매번 밤새우며 일을 처리할 때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얻는 것은 건강 적신호요, 깊어가는 미간의 주름이었다. 올해는 게으름을 피우기보다는 좀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해서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는 신선처럼 매사 여유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셋째, 어제보다 나를 더 사랑하기.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 자체가 좀 이상하지만, 의외로 거울 속에 보이는 ‘자신’보다는 저 멀리 있는 다른 사람의 모습을 더 흠모하고 원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좀 더 이랬으면 좋을 텐데, 좀 더 저랬으면 좋을 텐데, ‘자기 불만’의 마법 속에 나를 사랑하기보다는 채찍질하고 미워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올해는 ‘자기도취’라고 불리더라도 좀 더 나를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아껴주는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처음 시작은 미약하더라도 어제보다는 더 성장했고 오늘도 성장하고 내일은 더 성장하는 그런 나를 사랑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3가지 새해 다짐을 적다 보니 흐린 구름 사이로 2022년 노란 해가 올라오고 있다. 지금 이 시각, 사람들은 저마다의 올해 소망을 한가득 마음속에 품고서 저 태양을 바라보고 있겠지. 검은 호랑이해의 기운 속에서 2022년 올해는 모든 어두운 기운들이 다 사라지고 새로운 희망들이 샘솟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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