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안의 상처가 없는 덕분에 그것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아내는 어릴 적 과수원에서 놀다, 돌아가는 경운기에 새끼손가락이 끼어 절단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아이였던 아내에게 그것이 어떤 충격이었을지 나는 다 헤아릴 수 없다.
우리는 연애 전,
어떤 모임에서 알게 된 사이였다.
그리고 모임에서 2년쯤 지나
우연히 보게 되었다.
여자로서 새끼손가락이 없다는 건,
분명 큰 상처였을 텐데.
결혼하고 지금까지,
그 이야기를 말한적이 없다.
아내는 숨기는 게 아니다.
정말 마음에 상처가 없는 듯하다.
나도 어느새 아내의 손을 볼 때, 익숙함 때문이 아니라, 아내 안의 상처가 없는 덕분에 그것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상처는 소금과도 같다.
상처 위에 소금을 뿌리면 아프지만,
상처가 아물고 나면 소금은 그저 흘러간다.
일본 오사카에서.
아내가 육아로 지쳐 있을 때,
짧은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깨닫는다.
상처는 숨기는 것이 아니라,
아무는 것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