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고 자전거 타는'이라는 수식어를 자기소개에 넣고 있는 것이 무색하게, 최근 한 달 남짓 글도 자전거도 나의 삶에서 멀어졌었다.
나름대로 시간을 할애하겠다고, 주간 계획에는 글쓰기와 자전거 타기를 적절히 분배해 넣어두지만 지키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잘 써지지 않는 글을 붙잡고 있자니 집중이 안돼서, 유튜브나 넷플릭스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쓰지 못하고 하루하루가 흘러갔다. 글을 써야 해서, 날이 더워서, 비가 와서, 피곤해서라는 온갖 핑계를 찾으며 자전거 타는 것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자 무기력해지고, 사소한 일에도 신경이 곤두서고, 내 시간을 방해한다는 생각에 괜히 가족들을 원망하는 마음까지도 피어올랐다. 그냥 맘 편히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생각도 해봤지만, 맘이 편해지기는 커녕 더 힘들어졌다. 이건 정말 아닌데, 내가 요즘 왜 이럴까? 글쓰기가 안되서일까? 아니 왜 글쓰기가 안 되는 걸까? 글 퇴기인 건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답은 내지 못했다.
그러다 어차피 글도 안 써지는데, 차라리 그 시간에 몸을 움직여야 하겠다는, 자전거를 타야겠다는, 그래야만 뭔가 해결될 것 같음을 감지했다. 그걸 알아차리고도 며칠 후에서야 라이딩을 나갔다. 정말 오랜만에 쫄쫄이 빕숏을 입고, 장갑을 끼고, 헬멧과 고글을 썼다. 이렇게 장비를 장착하면 마음이 조금은 비장해진다. 제대로 달려보겠다는 그런 의지의 표현 같은 것이다.
허벅지에 힘을 주어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제법 서늘해진 바람을 가르며 달리면서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쇼핑을 나갔다가 남편 것만 사고 내것은 못 샀다고 심술을 내던 못난 모습부터 시작해서, 유튜브 알고리즘에 빠져 영양가 없는 영상을 보고 또 보았던 시간들, 그러면서 글쓰기에 집중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들이 생각났다. 그러다 자전거를 열심히 타던 작년이 떠올랐다. 매주말마다 남편과 함께 팔당에서 시작해서 남한강, 북한강변을 따라 달리면서 추억도 쌓고 운동도 했었다. 겨울을 나면서 자전거 타기는 자연스레 멀어지고, 글쓰기는 계속되었다.
올해 초 브런치 작가가 되고 발행한 나의 첫 번째 글은 설렘에 대한 것이었다. 요가 선생님을 찾게 된 일화와 요가를 하면서 좋았던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다는 설렘을 담은 글을 썼었다. 그리고 운알못(운동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던 내가 걷기,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기, 등산 등을 시도하면서 있었던 일을 한동안 썼었다. 주로 남편과 함께, 아이와 함께, 때로는 세 가족이 함께 했던 시간에서의 추억을 담아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 매거진에는 글을 쓰지 않게 되었다. 겨우내 겨울잠을 잔 듯 몸을 움직이지 않게 되자 글감도 떨어졌다. 겨울이 지나 따뜻한 봄이 오고 무더운 여름을 지나오는동안 남편의 장기 출장+자가격리가 반복되면서 함께하는 라이딩 시간을 거의 갖지 못했다.
글감이 떨어진 만큼, 나의 체력도 야금야금 떨어져 갔다. 체력이 떨어진 만큼 오르막을 힘겹게 오르는 오늘의 나를 느끼면서 깨달았다. 내가 그동안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자전거를 타며 근력과 추억을 비축해뒀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자전거를 타며 몸도 마음도 챙겼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리고 라이딩 후 허벅지에 뻐근함이 느껴짐과 동시에 오늘은 글쓰기를 할 수 있겠다는 묘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최정상으로 가는 7가지 부의 시크릿)'의 저자이자 '켈리 델리'의 켈리 최 회장님이 주관하는 챌린지 중 하나인 끈기 프로젝트 생각 파워 모닝콜 100일 챌린지에 도전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모닝콜 영상을 보면서 명언을 듣고 확언을 필사한다. 최근 온라인 모임(#타블크, 타임블록 크루)을 함께하면서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고 있는 크루님의 제안으로 소모임이 꾸려졌고 매일 아침 모닝콜을 함께하고 있는데, 소모임 리더 크루님은 웰싱킹 서포터스 리더로도 선정되어 활동을 시작하셨다. 최근 활동했던 내용을 담은 블로그 글을 읽으며 성공한 인생, 행복한 인생에 대해서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인생의 다양한 영역 중 일부 영역에만 집중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모든 영역에서 균형 잡힌 삶을 살아야 한다."
개인 재정상태, 직업과 미션, 건강한 몸과 근육상태, 흥미롭고 재미있는 삶, 사랑하는 사람과의 친밀한 관계, 가족과 친구, 지속적인 성장, 사회적인 공헌과 기부, 정서적 건강(행복지수), 영적인 건강(마음의 평화) 이런 모든 영역에서 균형 잡힌 삶을 이야기한다.
솔직히 이런 개념을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건강하면 되지, 화목하면 되지, 잘 먹고 잘 자면 되지 하는 마음이 컸었다. 건강한 몸, 그중에서도 근육상태가 콕 집어 언급되는 것을 읽으면서, '그래!! 자전거를 더 열심히 타자!!'고 다짐하였다. 그러고 보니 나에게 있어 자전거 타기는 근육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흥미롭고 재미있는 삶, 사랑하는 사람과의 친밀한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 삶의 발란스를 맞추기 위해서 순위를 매기자면 글쓰기보다 자전거 타기가 우선되어야 할 것 같다. 몸이 건강한 상태에서의 글쓰기를 통해서 정서적인 건강(행복지수)과 영적인 건강(마음의 평화)도 키워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