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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의 추억

아이들이 다 커버렸어요.

어릴 때부터 아이들은 가족들끼리 하는 보드 게임을 좋아했어요.

특히 러미큐브와 블루 마블 게임을 즐겼습니다.


그런데 매번 승부욕과 고집이 강한 작은 아이의 울음으로 게임이 끝이 났지요.

몇 번 지고 나면 약이 오른 작은 아이는 울기 시작하고 큰 아이는 그걸 가지고 운다고 놀리다가 둘이 싸우고….

서울을 사버린 아빠는 눈치 없다며 엄마한테 구박을 받고…

다시는 게임 안 한다고 두 놈이 골이 난 채  각 각 제방으로 들어가는 걸로 마무리가 되었었어요.

그러고는 또 다음날이 되면 또 게임 상자를 열며 엄마 아빠를 부르던 아이들.


오 년 차이 나는 쌍둥이를 키운다고 농담처럼 얘기를…


엄마 아빠는 벌 받는 느낌으로 게임을 하며 요눔들 언제 크나 언제 크나 하고 노래를 부르다 정신 차려보니 아이들이 다 커 버렸습니다.

튀겨져 나오는 팝콘처럼 쑥 커버렸습니다.


이제는 어른 남자들처럼 농담도 주고받고 말장난도 하다가 엄마 아빠를 놀려대기도 하면서  ‘으른들’의 게임을 하고 있네요.


오늘은 자수성가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작은 아이가 준비해둔 포커 게임을 했습니다.


빈털터리가 됐다가 기사회생으로 다시 부자가 된 엄마의 코인들.

가진 코인을 다 잃고도 깔깔 웃는 작은 아이.


세 남자들이 웃고 있는 이 순간을 기억하려고 코인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 자란 아이들을 보며 갱년기 엄마는 마음이 저리네요.

조금만 더 천천히 자라주면 좋겠다 싶은데 그때는  왜 그렇게 아이들이 빨리 크기를 바랐을까요.

애들이 게임하면서 안 싸우고 작은 아이도 더 이상 졌다고 울지 않는데 그게 왜 이리 섭섭 한지요.

갱년기라 그래…. 혼자 답합니다.


예쁜 웃음 셋을 가슴에 담아두는 중이에요.

매 순간순간이 감사함으로 가득합니다.

이리저리 흩어져 사는 가족들.

함께 하는 이 시간이 너무너무 좋습니다.


#겜블러가족 #포커게임 #가족모임 #감사한시간 #다큰아들들 #기러기가족 #행복 #갱년기엄마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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