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서른여덟. 생각 많은 날에는 수영을

잊자, 잊자

by 선량한해달


「수영의 계절」


수영을 시작한 지 올해로 14년이 된다.

승무원 채용 과정에 수영 테스트가 있어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운동이었지만 수영을 배운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다.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이고, 큰돈이 들지 않으며,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태풍 같은 생각이 몰아쳐 스스로도 감당하기

어려울 때, 격한 생각들을 가라앉혀준다.


수영은 어머니의 인생 운동이었는데,

이제는 내 인생 운동이 된 것이다.


여행을 갈 때면 호텔에 운동용 실내 수영장이

있는지부터 살피고, 좋은 수영용품이 나오면

가격비교를 거쳐 장바구니에 담아둔다.


직장인으로 살아가며 잠시 소홀할 때도 있지만

매년 여름이 되면 어김없이 다시 수영을 하게 된다.


선선한 바람이 사그라들고

따뜻한 날씨가 찾아오는 이맘때.


수영 용품을 담아둔 묵직했던 장바구니가 깨끗하게 비고

그 대신 배송 조회 버튼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민트색 줄이 들어간 짱짱한 수영복과

코팅 잘 된 귀마개를 샀다.

오랫동안 못 본 친구를 기다리듯 택배기사님을 기다린다.


곧 6월.

을 일이 많은,

마음 복잡한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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