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훈 May 12. 2020

1. 책

그래서 책을 쓰기로 했다.

1. 책




인터뷰를 자주 다니던 기자 시절. 지긋하신 지인분들을 만나 뵈면 종종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스무 살에 무슨 객기를 부렸는지, 서른 살에 어디에 열정을 쏟았는지, 마흔 살에 얼마 큼의 책임감을 견뎌냈는지, 쉰을 지나 예순에는 무엇을 내려놓았는지.


선명한 목소리에서 당신만의 긍지가 느껴질 때면 나 역시 나만의 기록을 다짐하곤 했다. 읽어온 책들의 구절을 내 것으로 만들고, 소중한 인연들과 나눴던 대화들을 가슴에 새기고, 청춘의 글과 그렸던 그림, 사진들을 영원한 앨범으로 남기고 싶었다.


매번 저무는 태양 앞에서 두려운 것이 있다면 세월과 의무에 엉키어 살다 주체가 되지 못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진심이란 펜을 들고서 선택과 행보를 빠짐없이 그린다면 두려움을 걷어내고 원하던 깨달음에 다가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책을 쓰기로 했다. 내 인생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매거진의 이전글 0. 프롤로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