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스스로 주인공으로 살면 좋겠어
평범한 주말. 오랜만에 엄마와 데이트를 했다. 맛있는 저녁까지 먹은 후 집으로 향하던 차 안. 오늘 함께 본 영화 이야기를 나누다 엄마가 말씀하셨다.
세월이란 풍파에 휩쓸려 살더라도 감정이 씻겨나가는 걸 모른 체 하진 마. 훗날 가정이란 울타리를 지키느라 정신없겠지만 스스로 시드는 것도 놓치지도 말고. 부당한 일 투성이라도 사랑을 믿고 정의를 지키면 좋겠어. 내 아들은 그렇게 스스로 주인공으로 살면 좋겠어.
아들과 데이트가 즐거우셨는지 엄마는 맑은 웃음을 지었다. 나는 닳아가는 감정을 꺼내 보여준 엄마의 용기에 고마웠다. 그리고 다 아는 척, 철든 척 떠들었던 그날 하루가 부끄러웠다.
성장하거나 혹은 나아지기만 바라며 살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큼이나 변질되지 않도록 돌봐야 하는 마음도 있다. 기억의 남은 특별한 주말. 그녀가 보인 믿음과 격려에 보답하는 삶을 살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