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기 싫어하는 보통의 존재들
영업 2년차. 이제는 문전박대하는 사람들이 두렵지 않다. 몇 번 더 찾아가면 결국 손수 타주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모르는 것에 대한 걱정도 줄었다. 전화를 끊은 후 제대로 확인하고 알려주면 되는 일이다. 훗날 상대에게는 필요한 답을 정성껏 찾아봐 주는 고마운 사람으로 기억된다.
첫인상이 좋은 한 번의 만남보다 좋든 싫든 여러 번 비추는 얼굴이야말로 인연이 되는 방법이다. 발에 땀이 나게 뛰고 영문 모를 욕을 먹으며 배운 교훈이다. 각자가 정해놓은 커트라인을 넘으면 어느샌가 서로를 보듬을 수 있는 관계가 된다. 나이가 많든 적든 즐거운 농담을 좋아하고 외롭기 싫어하는 보통의 존재이니 말이다. 이 새끼 저 새끼 하다 하루아침에 우리 새끼가 돼보니 다들 누군가에겐 좋은 사람이다.
구구절절 자재를 설명하기보다 살아온 삶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늘었다. 포토그래퍼로써 사진을 찍을 때보다 더 사람을 관찰하고 칭찬하며, 기자 일을 할 때보다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간다. 일과 상관없는 주제로 말이다. 딱딱하게 해내는 일보다 오히려 괜찮은 하루가 되려고 노력하는 편이 성과를 가져다준다.
‘남들 사는 것처럼 살기 싫다.’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나는 다르다’며 목을 뻣뻣이 했기에 누군가에게 귀 기울이기보다 내 할 것만 잘하려고 애썼다. 상대에게 맞출 수 있을 만큼 맞춰보는 요즘, 살아가는 작은 이야기를 나누는 게 스스로 얼마나 위로받는 일인지 알게 되었다. 잃을 각오로 내려놓은 그만큼은 사람을 사귀는 법을 배운 기분이다. 어쩌면 아주 오랫동안 외로워지는 길을 택했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