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는 물속에 있다
아침에 일어나 어항을 들여다본다.
물고기는 가만히 있다.
움직이지 않고 숨도 쉬지 않는 것처럼.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움직이지 않는 것이 꼭 죽은 건 아니구나.
살아 있으면서도, 잠시 멈추는 것이
살아 있는 법이기도 하겠구나.
물속은 소리가 없다.
어떤 말도 들리지 않고, 어떤 울음도 닿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나는 하루 중에 가장 마음이 평온할 때가
어항을 들여다보는 그 짧은 순간이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서
그냥 어항 앞에 앉았다.
물고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위로가 되었다.
누군가의 말이 아니라
누군가의 ‘고요’가
내 마음에 닿을 수 있다는 걸
나는 오늘 처음 알았다.
예전엔 바람이 좋아서 창문을 열었는데
요즘은 바람이 들어올까 봐 닫고 산다.
소리가 좋은 줄 알았는데
이제는 소리에 지친다.
말을 많이 하면 내 마음이 점점 작아지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
아무 말도 듣지 않았고,
아무 글도 쓰지 않았다.
그냥 어항 속을 보았다.
가끔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큰 소리라는 생각이 든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밤이 되었다.
어항 속 물고기는 여전히 고요하다.
나는 물고기에게
하루 동안 아무 말 없이 살아줘서 고맙다고
작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다.
물고기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대답 없는 고요 속에서
나는 마음의 파문 하나가
조용히 퍼지는 걸 느낀다.
이제야 나는 조금
살아 있다는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