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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유목민 Aug 10. 2021

아이와 나, 둘이 즐거우면 되지 않나요

108배 수행 6일째 (21년 8월 10일)

5일까지의 108배는 아이가 아빠와 여행을 갔을때나 잠을 재우고 수행했다.


오늘은 아이와 힘겨운 산책을 하고 돌아왔는데 (잠투정) 아이가 샤워를 같이 하자고 한다.

엄마는 운동을 더 해야한다고 했더니 무슨 운동이냐고 자기도 함께 하자고 조른다.

아이를 설득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윽박지르지도 못한다. 

그럼 엄마가 운동을 할테니 엄마가 운동하는 동안 절대 말시키면 안된다는 다짐을 받아내고,

아이가 앉아있는 식탁앞에서 시작하였다. 

아이가 처음에는 신기한듯이 바라보더니, 나와의 약속을 꼭 지켜주려 혼자 열심히 그림을 그린다. 


아이가 앞에 있으면 잘 안될 줄 알았는데, 오늘은 아이를 생각하며 108배에 집중할 수 있었다. 

반짝반짝하는 아이. 

나는 아이에게 무슨짓을 하고 있는거지.. 라고 생각했다가,

결국에는 모든 과정이 나를 먼저 챙기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로, 더 큰 회환으로 남을 것 같아 그 생각을 지운다.


고맙다거나, 이쁘다거나, 수고했다거나 그런말은 결혼 후 남편으로부터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인데,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아이의 나를 향한 치유의 말들이 나를 종종 감동시킨다.  


108배를 하는 동안 아이의 아침 수수께끼가 생각이 난다.

"이거는요, 귀여운데 귀엽지 않은척 하구요. 이쁜데 이쁘지 않은척해요. 뭐게요?"

"태윤이!!"

"땡! 엄마!"

아이와 나는 둘이 마주보며 깔깔대고 웃는다. 


우리둘이 있으면 즐겁다. 하지만 둘이 있으면 즐겁다는 생각은 아마 나만의 생각일 수도있다.

아이는 세 식구가 함께 있을때 더 많이 깔깔대고 웃고 즐겁다. 


108배를 하며 오늘은 질문을 바꿔본다. 

"어떻게 하면 인내하고, 손해본것같지 않고, 억울하지 않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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