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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유목민 Jan 29. 2022

남편과 아이의 대화

아이 윈!

남편이 아이를 목욕시키기 전의 과정과,

목욕시킬 때와

목욕시키고 나서 밖으로 데리고 나올 때,

로션 발라줄 때,

내복 입힐 때,

머리 말릴 때,

단계별로 한번도 부드럽게 넘어간적이 없다.


아이 아빠가 있을 때 나는 자유부인의 시간을 갖긴 하지만,

둘의 실랑이를 보고 있을 때면

가끔 짜증도 나기도 하고, 자주 웃기기도 한다. 


어제도 아이 목욕을 시키고,

추운데 발가벗고 다니며 콧물 흘리는 아이에게

로션을 간신히 발라주고,

남편이 내복을 입히고 있을때 

아이는 그 내복에 방금 얼굴에 바른 로션을 가차없이 닦아버린다.

남편과 내가 비명을 지르고,

아이는 재미있다고 깔깔대고,

남편은 한차례 엄한 표정을 지으며, 

그러면 안된다고 다시 바르라고 경고를 준 후 간신히 옷을 입혔다.


마지막 관문인 머리 말리기를 하러 안방 화장실로

아이를 데리고 가는 남편이

"요 녀석! 8살이 왜 그러지?"

라고 하니, 

아이가 바로 맞받아친다.

"50살이 왜 그러지?"


내 눈엔 8살이나 50살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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