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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유목민 Feb 01. 2022

경주에 다시 왔다

옛기억들 소록소록

경주에 2박 3일 가족여행을 왔다.

남편과 한번도 와보지 않은 곳이었다. 

한국사람들은 주로 경주 여행을 수학여행으로 와보고 다녀갔다고 생각하지만 남아있는 기억은 학창시절 친구와 버스에서 노래부르고, 음악듣고, 수다떨었던 일, 불국사 계단 앞에서 단체사진 찍은 정도이다. 


나 또한 중학교때 수학여행으로 경주에 왔었고 남는 기억은 크게 없다. 낑깡을 물고 세명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만이 남아있었을 뿐이다. 


그런 기억을 가지고 그 다음에 경주를 찾은 것은 대학교 3학년때였다. 여행비용이 없었기에 한글 hwp 한장에 여행계획서를 빼곡히 적어서 아버지께 보여드리고 용돈 10만원을 받아 시작한 경주 여행은 모든 것이 좋았던 여행이었다. 이메일을 보내 경주대학교의 여행동아리 학생들과 연락하여 경주에서 3박4일동안 지낼 숙박도 제공받았고 (그 해 경주 대학교의 평강공주), 경주에서 꼭 가봐야할 여행지도 추천을 받았다.


가장 좋았던 기억은 경주의 남산이었다. 남산을 올라가면서 외국 친구들도 만났고 비행기 시간이 다 되었다며 내려가는 그들과 헤어지고 나혼자 남산의 정상까지 올라갔었는데 남산은 문화재 그 자체였다. 


멋진곳이었다. 경주는.


20년도 훌쩍 넘은 기억 이후에 경주를 다시 찾은 일이 없는 줄 알았는데, 경주에 도착하는 순간 이곳에 왔던 다른 기억이 스치운다. 함께 다녔던 장소가 기억나지 않았는데 문득 석굴암 올라가는 주차장에서 그와 함께 했던 장면이 스치운다. 


그때도 경주는 참 좋았었는데, 

잃은 기억들 사이로 정서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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