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해
매주 금요일은 집앞 모아분식에서 팝콘 치킨을 사먹는 날이다. 그곳은 아이들의 참새방앗간으로 컵 떡볶이, 컵 팝콘 치킨을 1천원에 파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분식점이다. 아이는 금요일에는 내가 데리러가든, 아빠가 데리러가든, 할머니가 데리러가든, 셔틀에서 내리자마자 모아분식으로 향한다.
어제는 아이가 애정하는 BHC 치킨을 시켜 먹었는데, 아이가 먹으면서
"그럼 금요일에 팝콘 치킨 못먹지?"라고 했다. 생각도 못했는데 아이가 암묵적인 규칙을 알고 있는 듯해서,
"그렇지, 일주일에 한번, 치킨 먹었으면 금요일에는 못먹지.."라고 대답했다.
오늘 셔틀에서 내린 아이는 모아분식으로 억지로 나를 잡아끈다. 혹시 몰라서 지갑을 가져가길 잘 한 것같다. 만원을 주면서 말했다.
"팝콘 치킨 이걸로 사 먹고, 얼마 거실러 와야해?"
아이가 이해를 못한다.
"자.. 이게 얼마야?"
"만원"
"응 이게 만원이지? 만원은 천원이 몇개 있는거야?"
가만히 생각하던 아이가.."음.. 10개"
"그렇지, 팝콘 치킨은 얼마야?"
"음.. 천원"
"그럼 만원을 냈어. 천원짜리 팝콘 치킨을 샀어. 그럼 얼마를 거슬러와야해?"
"그게 무슨말이야?"
내가 손가락 열개를 폈다.
"이게 만원이야. 손가락 한개에 천원이면, 몇개가 남아?"
"9개"
"그럼 그게 얼마야?"
.....
대답없다.
"팝콘치킨 하나주세요. 그리고 9천원 거슬러 주세요"라고 말해. 라고 했더니 아이가 뛰어가다가 다시 돌아온다.
"엄마, 머라고 하라고 했지?"
....
내가 약간 한숨을 쉬자. 아이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한다. (처음있는 일이다)
"내가 이해를 해야지, 사먹지"
'오... 많이 발전했는데?'
천천히 다시 아까 말했던걸 이야기 해 준다.
"자. 혼자 다녀와. 얼마 거슬러갖고 와야한다고?"
"음... 9천원!"
아이가 팝콘치킨을 한 손에 가져오고 나한테 거슬러온 돈을 준다.
아이를 다시 불러다가, 얼마를 받았냐고 물어본다.
5천원짜리 하나에 1천원 네개다.
"자.. 얼마야?"
돈을 주섬주섬 세어보던 아이가
"음.. 5천원 1개.. 1천원 4개.. 5에서 4더하면 9! 9천원!"
아.. 드디어 해냈다.
이 뿌듯함은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