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저녁식사

매일제주 43일차

by 꿈꾸는 유목민

오늘은 우리집에서 저녁을 먹는 날이다. 3주전에는 앞집, 2주전에는 윗집 그리고 1주전에는 우리집 차례였는데 윗집이 코로나가 걸리는 바람에 한 주 연기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집에서 앞집, 윗집, 우리집 아이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했다. 그 사이 이웃 어른들은 본인들만의 시간을 가진다. 남편과 데이트를 한다던지, 큰 아이들과 저녁식사를 한다던지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짜장에 앞집 이웃이 준 양파, 양배추를 넣으니 더욱 풍성해졌다. 아이들은 밥을 먹기도 전에 맛있겠다며 환호성을 질렀고, 먹으면서도 "정말 맛있어요!"라고 말해주었다. 우리아이에게도 이런 소리를 들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도 밥상머리 교육인가, 아니면 진심으로 나오는 말인가. 살짝 고민이 된다. 아이들은 밥을 모두 비우고, 각자의 그릇을 싱크대에 가져다 놓는다. 설겆이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레고를 하고 놀고 있는데, 내 아이가 나에게 오더니 훌쩍이며 형들이 자기랑 놀아주지 않는다고 한다. 평소에는 가서 비비대고 나랑 놀자 나랑 놀자를 반복하는 아이인데, 나에게 와서 눈물을 뚝뚝 흘린다. 내가 관여를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가서 놀자고 해.. 라고 속삭여만 준다. 형들은 어느 새 내 아이의 말대로 좀비놀이를 하자고 하고, 방에 들어가 5명이 아이들은 깔깔대고 웃으며 좀비놀이를 한다. 그러던 중 또 내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모르는 척 한다. 윗집 아이가 와서 "태윤이가 울어요."라고 말해준다. "왜 우는거야?"라고 묻자. 조근조근 설명하는 윗층 아이. 나는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지금 태윤이가 피곤하고 졸려서 기분이 그런거야. 평소에는 잘 안그러잖아?"라고 해주었더니 완전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방에 다시 들어간다.

"태윤아. 지금 너 좀 피곤한거야.."라고 하며 기분을 맞춰주고 풀어주고 함께 다시 논다. 다들 땀을 뻘뻘흘리고 재미있게 놀더니, 이내 좁은 거실이자 부엌으로 나와서 서로의 얼굴을 그려주는 놀이를 한다.


아이들은 정말 놀이 천재들이다.

오늘도 아이들과 신나게 논 아들이 행복한 꿈을 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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