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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유목민 Jan 20. 2023

자식키우는 보람?

매일제주 331일차

1. 새벽기상 후 할일을 다 하고 잠시 다시 누웠다.

누워서 초등학교 1학년 아이에게 안마를 해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제법 야무지게 손가락을 누른다.

"아이 시원하다!"

"너무 잘하네~!"

막 칭찬을 날려줬더니, 아이가 하는 말

"엄마가 나를 잘 키웠지"

비타민을 대신하는 마술같은 언어의 연금술사 아들


2. 오늘 밤 9시부터 블로그 강의가 있었다.

이제 몇 개월째라 아이는 9시가 되기전에 잘 준비를 마친다.

혼자 잠들어야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강의 10분 전,

일기쓰고, 혼자 양치하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아이가 침대에 온수매트를 켜고 바른 자세로 누워있다.

가서 안아주고 뽀뽀해주며 "사랑해"라고 했는데

"내가 더 사랑해" 라는 말이 돌아온다.

수업하러 가는 나의 등뒤에 대고

"수업 잘해~!"

"엄마! 그런데 오늘은 어디서 하는거야? 언니공동체?"

순간 빵터졌다.

'네가 언니공동체를 어떻게 알아?' 라고 생각한다.

순간 아이는 다 듣고 있구나, 쟨 내 친구인가? 라는 생각이...


며칠 전 나에게 혼난 후 방에 들어가서 울던 아이에게 밖으로 나와서 이야기좀 하자고 했더니,

"엄마는 맨날 혼낼꺼면서 나를 왜 키워?"라며 울먹였다.

순간 멍해졌다. 그렇지.. 너를 사랑하려고 키우지.. 너를 혼내려고 키우는게 아니지..

반성하며, 비장하지 말자, 더 사랑해주자를 맘속으로 다짐한다. 계속 다짐만하는 엄마가 되지 않길..


"실은 엄마는 너를 혼내는 시간보다 너를 사랑하는 시간이 훨씬 훨씬 더 많아. 혼내는 시간에도 사랑해.."라고 이야기했지만 그건 아마 아이를 혼낸것에 대한 자기위안이 아닐까.. 걱정 또 걱정..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들에게 난 왜 규칙과 비장함을 보여주는 걸까.. 반성 또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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