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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학교

퇴사 로드맵

by 꿈꾸는 유목민

'퇴사학교'라는 제목을 보고도, 설마 그런 내용이겠어? 했는데 읽다보니 정말 퇴사에 대한 내용이었다.


퇴사학교의 작가는 삼성전자 유망한 부서에 있다가 30대에 퇴사를 했다고 한다. 그 후에 3개월의 디톡스 시간을 갖고, 본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는 브런치에 '퇴사의 추억'이라는 글을 신나게 써내려간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 글쓰기라는 것을 알게 된다.


지금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람들, 혹은 직장을 그만둔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이야기들이 책의 서문에 펼쳐진다.


적성: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다.

성장: 회사에서 배우는 게 없다.

시간: 야근에 쩔어 있다

관계: 사람이 힘들다

공허: 아무리 노력해도 허무하다

안주: 회사 안에서 정체된다

문화: 군대식 문화가 괴롭다.


내가 느끼는 회사생활의 괴로움은 나의 야근이 아니라 주변인의 야근이었다. 얼마 전에 읽은 그릿에서는 직장인 중에 업무만 집중하는 사람들은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 의미는 직장에서 낮에는 회의를 따라다니거나 딴짓을 하다가 밤까지 오래 남아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그랬다. 회사에 오래 머무는 시간에 따라 노고를 평가하는 그런 시스템이 괴로웠다.


p134 퇴사라는 행위는 매우 쉽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내일이라도 당장 퇴사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퇴사하지 않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현실, 책임져야할 가족, 자신의 경력 관리, 주변의 인식, 준비되지 않은 상황 등. 반면 퇴사 이후 맞딱뜨려야 할 현실은 다음과 같다. 경제적 결핍, 무기력함, 경력단절, 동료의 상실, 열등감, 인생의 막막함 등.

나는 이러한 사실을 퇴사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았다. 중요한 것은 퇴사 자체가 아니었다. 퇴사도 회사도 힘든건 매한가지였다.



퇴사학교 다음에 읽은 '마녀체력'이라는 책에서도 퇴사는 너무 쉽다고 말한다. 퇴사이후가 힘들 뿐이다. 퇴사 전에 준비되지 않으면 작가가 예를 든 것처럼 지옥이 찾아온다. 그래서 사람들은 퇴직을 꿈꾸면서 퇴직을 하지 못하는 개미지옥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퇴사학교의 저자가 깨달은 것은 '실행만이 답'이라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말이다. 퇴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경제적 결핍이 가장 현타로 찾아올 것이다. 실행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이룰 수 없다. 방향을 잡고 가다가 아닌것같으면 다른 방향을 찾아 실행하는 것이 (린스타트) 퇴사 후 살아남는 방법이다.


작가는 퇴사 후 리스크를 줄이는 원칙을 공유한다.

플랜 B가 있어야 플랜 A를 잘할 수 있다

철저한 벤치마킹으로 용기를 얻는다

작은 성공을 맛봐야 한다

매일 정해진 규칙을 유지해야 한다

주변의 지지와 격려로 버틸 수 있다.


회사를 퇴사한다고 해도 사람은 일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 경제적 자유를 이뤘다고 하더라도 삶의 의미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계속해서 일을 하는 것이다.


나 또한 직장노예로 20년, 탈출하기 위해 항상 고민했고,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도 했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시점에서 '퇴사학교'라는 책이 찾아왔다. 일반적인 의견들이 많아서 큰 도움이 되는 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가 퇴사를 하고 싶은 이유,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행위들이 맞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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