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신에 해외에서 11년을 보내고 온 나와, 광주 출신으로 한국에서 평생 살아온 그녀.
경상도와 전라도에서 돌아돌아 야탑의 피아노 학원 신년회에서 우리는 우연히 만났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던 우리는
서로의 외로움을 채웠고, 기회가 없어 못 해봤던, 벚꽃 구경, 바다여행, 동굴투어 등을 함께 하며 추억의 페이지를 차곡차곡 쌓아올려 가고 있었다.
흠뻑쇼를 즐기고,여름의 꽃 워터파크에 갈 계획을 신나게 짜던 행복한 기대감으로 보내던 나날.
캐리비안 베이에 가기로 한 날이 다가오는데, 그녀의 마법의 그날이 늦어졌다.
"캐리비안 베이 가야되는데, 왜 안 시작하지?
"그러게 3일 늦었나?"
"응, 한번도 이런적이 없는데... 불안하네"
"그렇게 불안하면, 내가 테스트기 사올게"
그녀는 불안감을 은연 중 보였고, 나는 불안함을 감추려 쿨하게 나갔다.
그렇게 편의점, 한번도 사본적 없는 임신테스트기를 자신 있게 집어들었다.
"계산이요"
불안으로 고동치던 심장소리를 감추고 싶어 크게 말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자, 이거 해보고 깔끔하게 걱정 풀어"
그녀는 화장실로 향했고, 난 의자에 앉아 초조히 다리를 떨었다. 5분후 나온 그녀의 첫마디는
"나..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