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말까!
민원이 들어왔단다. 마을 탐험이라는 교과서 소재로 학교 밖을 나간 탓이다. 학교 주변은 도로와 인접해 있고 보행로는 사람과 자전거가 지나다닌다. 사고 위험이 높다. 한쪽으로 서라 해도 9세 아이들은 듣지 않는다. 목소리 톤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것을 두고 내가 애들한테 짜증을 낸다며 민원 전화를 한 모양이다. 내가 데리고 나간 아이들은 개성강한 23명이다. 지랄하신 그 누군가가 한번 데리고 다녀보라 말하고 싶다.
그자는 어떤 훌륭한 부모인지 모르겠다. 큰 소리 한번 안 내고 자녀를 키우신 모양이다. 그도 아니면 아이를 키운 경험이 없거나 관여하지 않았거나!
내 목소리가 들렸다면 내가 뭐라 했는지도 들었을 텐데.
"위험해! 다칠 수 있어! 한쪽으로 비켜야지!"
이게 짜증을 낼 때 쓰는 말인가 싶다.
행여나 사고 날까 바짝 긴장하고 나간 길은 이렇게 흘러가지 싶다.
뭘 안다고 지껄이고 뭘 보았다고 떠드는지 싶다
오지랖질 넘치는 그 누군가 덕에 앞으로는 학교 밖은 나가지 말아야 하나 싶다.
이 민원을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더니 누가 이상한 전화를 했냐며 난리다. 그래도 이제 나가지 않으련다. 신경 쓰고 소리치고 힘든 건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