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연한 현실
같은 교실을 2년째 쓰고 있다. 교실 맞은편 남자 화장실도 2년째 지켜본다. 여자 아이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은 모르겠으나 남자 아이들이 쓰는 화장실 비누는 2년째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정상적 상황이라면 내구성이 돌 같은 비누라던지 마법이 아니고서야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손을 씻는 방법과 비누를 사용해야 한다고 수차례 진소리를 하지만 아이들은 들은 척도 안 한다. 자기 위생을 위한 이 간단한 일도 학습이 되지 않는데 그보다 고차원적인 수업이 온전히 진행될 리 없다. 설명하면 딴 짓거리, 수행할 과제를 주면 하는 척 낙서 질이다.
줄어들지 않는 비누처럼 좀처럼 변하지 않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답답하다.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들에 부족한 공부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결코 작지 않을 텐데 말이다.
보이지 않는 막연한 미래를 속단할 수는 없는 일일 테지만 지식정보화사회 특성상 학습 능력이나 학업 인증은 분명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