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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Apr 02. 2023

동화 공모전 심사자와 아이들의 온도차

쓴 글을 아이들에게 건네보는 이유.

내가 썼던 어떤 동화는 아이들이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는 것도 있었다. 이런 걸 누가 읽냐면서 너무 재미없다는 것 또한 있었다. 가끔 어떤 글은 재미있다며 누가 썼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아이들의 피드백에 반성도 하고 자긍심도 얻어가며 다시 수정 작업을 하면서 아이들 눈높이 맞추는 일들을 꾸준히 해왔다.

 이렇게 완성된 글을 하나둘 공모전에 응모했다. 아이들 반응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나기에 참 신기하다 했다.


그래서 거꾸로 공모전에서 입상한 작품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었다. 결과는 수상 순위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내 보기에 수상작들은 모두 잘 쓴 글들이다. 대상을 받은 작품은 분명 그에 걸맞은 소재와 필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른들의 주관일 뿐인가 보다.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글은 따로 있었다.

 동화 공모전 심사자들이 선정한 잘 쓴 동화와 아이들이 선호하는 안목은 전혀 달랐다. 아이들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데서 발생하는 온도차가 아닐까 싶다.


 동화를 쓰면 습관처럼 아이들에게 권해본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눈높이에서 이상한 부분이 있는지 찾아달라는 건 잘해준다. 재미있는지 별로인지에 대한 소감에도 아이들은 거침없다. 글을 건네기 전에 내가 쓴 글이라고 절대 말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 솔직한 생각을 드러내는 듯하다.


 동화를 읽는 대상의 반응을 매번 살피는 가장 큰 이유는 갭을 줄이기 위함이다. 어른이 동심을 유지하기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아이들이 읽는 동화를 어른이 쓰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다. 어른들의 유년기와 지금 아이들 세대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생각과 행동양식커다란 차이가 있기에 아이들에 대한 이해는 더 난해하기 마련이다. 글 자체로 들어가면 어휘의 난이도도 조절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아이들 눈높이에서 잘 보이는지도 확인해야 다. 나에게 동화는 참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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