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기침으로 숨쉬기까지도 신경 쓰며 최대한 짧게 말한다. 정말 겨우겨우 출근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마이크를 쓰고는 있지만 계속되는 기침으로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잔소리도 가급적 안 하려 한다. 중요한 수업은 말하지만 그와의 것들은 손짓으로 넘기고 있다. 간간이 사고를 치는 녀석이 오늘 또 일을 냈다. 영어 전담 시간에 친구가 발표하고 앉으려는데 의자를 뺐단다. 넘어진 아이는 의자 모서리에 어깨를 부딪혔다며 울었단다. 일단 점심시간이었기에 밥 먹으러 가자 했다. 가던 중간에 잠시 아이 목덜미 사이로 등을 살펴보았는데 다행스레 붓거나 큰 이상은 없어 보인다. 점심을 먹고는 알아서 보건실에 갔다 왔나 보다. 보건 선생님이 뭐라고 하셨는지 물었더니 파스 한 장 붙이고 치료는 끝났단다. 조금 전까지도 팔이 움직여지지 않는다고 하더니 지금은 멀쩡해 보인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집에 가서 이상이 있으면 빨리 병원을 가라 했다.
의자 뺀 녀석을 불렀다. 장난은 같이 즐거워야 하는데 지금 이 상황이 장난 같냐고 물었다. 고개를 저으며 반성하는 척만 한다. 저 표정과 반응에 이미 몇 번 속은 상태라 달라질 게 없음을 안다. 나머지는 엄마와 이야기하라 말한 뒤 돌려보냈다. 집으로 일어난 사건에 대해 문자로 통보했다.
집에서는 아이와 이야기했다 말하며 미안해한다. 하지만, 이 또한 변할 게 없음을 안다. 이 집은 정말 아이와 이야기만 한다. 훈육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대화만 하니 아이는 반성하는 표정으로 이 모든 것을 넘기게 됨을 충분히 판단하고 있다. 피해 아이 가정에서 어떤 반응이 있으면 전달하겠다는 것으로 메시지를 갈음했다.
내가 잔소리를 할 상황도 아니고 그래봐야 변함이란 없음을 안다. 아이들의 행실이 달라지지 않는 것은 그 뒤에 있는 보호자의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아이의 보호자는 내가 침범할 영역이 아니기에 지켜볼 뿐이다.
분명 같은 일은 또 반복될 것이고 가해의 정도와 빈도도 점점 늘어날 것이 훤히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