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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Jun 18. 2023

비타민 같은 아이(3)

내 욕심이었다.


 마냥 웃기만 하던 아이가 인상을 쓰기 시작한다. 선생님 좋아라고 말한 지 10분 만에 선생님 싫어를 연발한다. 아이 기분이 널뛰기를 한다. 기분이 좋다고 팔짝팔짝 뛰다가 불과 몇 시간 뒤에 이름을 부르면 째려본다. 무슨 일이 있는지 아이에게 물으면 이젠 잘 대답도 안 한다.


 이전보다 내 기침이 잦아들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이제 내가 많이 편해진 것인지 이유는 모르겠다. 부모와 면담하면서 아이가 시샘하거나 기분 변화가 잦다길래 학교에서는 안 그런다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가면 뒤에 감췄던 아이의 본모습이 드디어 나타났구나 했다.


 비타민 같은 아이는 내 욕심이었지 싶다. 내가 그린 이상적인 아이 모습에 이 녀석을 끼워 맞췄던 것인 듯싶다. 항상 밝을 수 있는 사람은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데 그걸 기대했나 보다.


 오늘 하루 공부하느라 고생했다고 말하며 집으로 잘 돌아가라 했더니 비타민 같았던 아이가 다가와 팔짱을 끼며 달라붙었다가 곧이어 선생님 미워라고 눈을 흘기니 어찌 대응을 해야 할지 참 난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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