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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Jul 22. 2023

내키는 대로 행동하기?

젊으나 늙으나 똑같으니.


 방학식 당일까지 툭탁거린다.

 성질나는 대로 행동하는 두 녀석이기에 누가 잘못했는지를 따질 필요조차 없었다. 계속 신경전을 벌이며 손발이 오고 가기에 두 녀석을 불러 세웠다.

 "경찰 불러줄까? 아니면 너희들 엄마 불러줄까? 엄마나 경찰 둘 중에 한쪽은 필요해 보이는데."

 아이들 눈이 동그라진다. 둘 다 부르지 말란다. 그럼 어쩔 거냐 물으니 사과하고 마무리하겠단다.


 반 아이들에게 오른쪽 손등을 보여준다. 멍든 것이 보이냐고 물었더니 큰 멍자국이 보인단다.

 간호사가 혈관을 찾다가 바늘을 잘못 찔러 이렇게 된 것인데 선생님은 그럼 어떻게 행동해야 했냐며 물었더니 조용하다.

 그냥 가만히 있었다고 했더니 아프지 않았냐 혹은 왜 참냐고 되묻는다. 바늘을 몇 번이나 넣었다 뺐다 했는데 통증이 없었을까 되물었다. 화를 내면 상황이 달라졌을까도 되물었다.

 간호사 나름 치료하다 이런 건데 화를 내면 앞으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지 물었다. 생명에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멍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니 그냥 넘긴 것이라 했다. 하고픈 대로 내키는 대로 행동하면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상상해 봤냐 물었더니 아이들이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모두 버럭버럭 성질내는 세상에서 너희가 산다고 생각하면 괜찮겠냐 물었다. 그런 세상에서 자신들은 살기 싫단다.

 웬만한 건 좀 넘기라 했다. 발끈하고 성질내면 일은 더 커지고 세상은 점점 거칠어지기 마련이라 했다.


 병원에서 입원하면서 가만히 보고 있자면 늙은 노인들이야 말로 내키는 대로 내지르기 일쑤였다. 자신들의 딸 아니 손녀 뻘인 간호사들에게 어쩌면 그리 화를 내는지 참 한심했다. 자신들의 손녀가 어디선가 당신들 나이대 늙은이들에게 핀잔이나 듣고 있다면 과연 아무렇지 않을까 싶었다.

 애고 늙은이고 갈수록 가관이니 어쩌나 싶다. 가르치는 아이들만큼이라도 좀 참고 사는 법을 배웠으면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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