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공모전 수상에 신경을 쓰는 이유

자존감.

by Aheajigi


가뭄에 콩 나듯이 가르치는 학생들이 공모전에서 상을 탄다. 산문, 운문, 프레젠테이션까지 넓게 건드려본다.


교육이란 것에 신경을 쓰는 학군은 과도한 사교육에 내몰아서 문제가 되지만, 내가 근무하는 이 시골에서는 거꾸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관심이 없어 문제다.


지각을 밥먹듯이 하는 아이도 있고 화장실에 가서 열심히 화장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 대놓고 수업시간에 돌아다니는 건 예삿일이고 엎드려서 편하게 잠을 청하고 있으니 10살 아이들의 교실 속 모습은 아주 가관이다 싶다. 잔소리로 수업에 참여시켜보려 하지만 멍 때리거나 낙서에 열일을 한다.


시험이라도 보면 점수는 충격 그 자체다. 20년 고생하고 80년을 편히 살지 20년을 놀고 80년을 고생할지는 지금 너희들의 행동에 달여 있다는 아이들 귀에 들리지도 않는 나의 잔소리만 허공에 맴돈다. 아이들 시험지는 장마철이지 싶다.


아이들 상당수는 집에서 온전한 케어를 받지 못한다. 이혼 가정과 다문화,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가정이 적지 않다. 생후 직후부터 차이가 나는 가정의 교육적 환경 특성상 내 눈앞의 아이들은 이미 상당한 뒤처짐이 있다.

조금이라도 따라잡겠노라 내가 조금이라도 강하게 푸시를 하면 아동학대로 신고할 것이 뻔해서 사실상 어찌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학급운영비로 학생들 간식을 사 먹이면서 꼬시는 게 거의 전부다. 고심 끝에 고안한 게 학생들 공모전 도전이다. 물론 수상 확률은 낮다. 수업 외적으로 신경 써야 하기에 나에게는 업무부담이 가중되는 꼴이다. 노력대비 효과가 처참할 정도로 미미하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내게 이건 성향이 맞지도 않는다.

왜 이런 것을 시키냐는 학부모 불만까지도 종종 듣기에 이 조차도 수월 치는 않다.


동기들은 내 아들이나 더 신경 쓰라고 한다. 불평불만 들어가며 홀로 생쇼를 하고 있으니 이런 충고가 틀린 말도 아니기는 하다.

그럼에도 이 아이들 속에서 하나라도 건졌으면 싶은 욕심이 있다. 발전하는 아이가 있으면 이 녀석이 마중물이 되어 긍정적 영향력을 확산시킴을 경험도 했고 알고도 있기 때문이다.


학생의 공모전 수상이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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