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이후 컨디션 난조에 시달린다.
독서와 글쓰기 지도로 오히려 더 신경 쓰는 일이 많아지니 교과진도가 끝난 마당에도 바쁘다.
겨우 4시간 버티며 아이들을 하교시켰건만, 다시 교실로 찾아들어와 놀아달란다. 일을 해야 한다 핑계를 대지만, 귀신같은 녀석들은 내가 할 일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눈치챈다.
몸은 무겁고 정신은 아득해진다. 입원으로 잘 쉬었다 생각했건만, 그건 전혀 아닌가 보다. 입원 첫날부터 고열로 시달리다 항생제를 사흘간 투여받은 뒤에야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폐렴이란다. 이후 사흘간 아침 8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관찰실에서 이어지는 10시간 면역치료가 피곤하긴 했다.
혈관도 갑자기 예민해졌는지 수액 바늘 통증에 4번이나 주삿바늘 위치를 바꾸었다. 그 와중에 오른쪽 손등에서 혈관을 잘 찾지 못해 바늘을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다 손등이 부풀었고 지금은 멍이 들어버린 상태다.
방학이 가까워 오니 아이들은 잔뜩 들떠있다. 말년 병장 마냥 시키는 것도 모른 척한다. 아찔하게 현기증이 나는 와중에도 똑바로 해야 할 것 아니냐고 아이들을 다그쳐보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갈수록 체력은 바닥이고 한번 무너진 몸상태는 좀처럼 예전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우울한 소식들까지 더해지니 괜스레 교사란 것을 했나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