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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아름답게 보이는 건 대강 봐서이다.

누구나 삶은 굴곡지다.

by Aheajigi

남들처럼 쉬이 얻어지는 것이 하나도 없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바로 힘들 때.

계획은 계획일 뿐 늘상 현실은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흐르기 일쑤가 되어버립니다. 결국 연이어 망쳐버립니다. 이럴때면 똥을 밟은 수준을 넘어 똥밭에 주저 앉은 기분입니다.


행운은 늘 멀리 있고 불행은 언제나 주위를 맴도는 것만 같습니다. 내가 보는 남들의 삶은 만만해 보이고 내 삶은 언제나 퍽퍽하다 못해 삐그덕 거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타인이 바라보는 나의 삶도 쉽고 순탄해 보인다는 사실을 듣게 되는 순간 헛웃음만 납니다. 가까이 다가서면 내가 쉽게 봤던 남들의 삶은 절대로 호락호락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합니다. 멀찍이 대강 그리고 잠깐 훑어보니 아름다워 보였던 것입니다.


갓발령받은 학교에서 어떤 선생님이 자신이 어때 보이냐고 뜬금없이 물어옵니다. 뭐라 할까 고민하다 귀티가 난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듣게되는 그 선생님의 이야기는 정말 어떻게 위로의 말을 건네야할지를 가늠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귀티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온 것이었습니다.


훌쩍 떠올라 빛나는 매끈하게만 보이는 보름달을 우리는 대부분 아름답다 합니다. 달의 표면이 얼마나 굴곡졌는지 배웠으면서도 말입니다. 나 빼고 모두 매끈해 보이는건 적당한 거리에서 대충 보았기 때문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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