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미친년이라 말할 수 있다.

지금 생각하니 정말 어이가 없다.

by Aheajigi


"야영을 오래가야 안 봐서 좋은데!"

내 귀를 의심했다. 잘못 들었나 했다.

"왜 2박 3일이 아니고 1박만 하냐고요."

제대로 들은 게 맞았다.

수학여행과 앨범 비용도 상당한데 야영까지 이어지면 형편이 어려운 집은 감당하기 힘들어 불가피하게 축소했다 말했건만, 이건 무슨 이야기인가 싶었다.

의견을 굽히지 않았고 미간을 잔뜩 일그러뜨렸다.

"선생님은 아직 애가 없어서 그런가 본데..."

그 학부모란 인간은 피식 웃으며 이런 논리로 나를 훈계했다. 아이가 없었으니 그때 나는 그런가 했다.


내 아들이 태어나고 유치원에서 1박 야영을 한다 했을 때도 나와 아내는 유치원 담벼락 밖에서 걱정스러운 마음에 자정 넘게까지 기다렸다. 행여나 아들 마음이 바뀌어 힘들다거나 위험한 사고가 있을까 싶어서 말이다. 조용히 숨죽여 기다리다가 유치원 불이 꺼지고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며칠 전 중학생이 된 아들이 2박 3일 수련회를 간다고 할 때도 걱정만 가득했다. 아들이 없는 이틀 아내와 나는 공허함을 느꼈다. 마치 집안이 텅 빈 기분이었다. 언젠가 아들이 독립을 하면 이 허전함을 어찌 채워야 하나 우리 부부는 고심을 했다.


10달을 뱃속에서 귀하게 키워 세상밖으로 내보냈을 텐데 어떻게 귀찮다는 말을 엄마로서 할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그건 엄마 자격을 상실한 미친년이 분명했다. 저런 한심한 게 이제는 할머니 소리를 들을텐데 정말 환장할 일이다.

생김새만큼이나 모성애도 다를 것이라 이해는 하지만 해도 될 말과 해서는 안될 말조차 구분하지 못하니 다시 떠올려도 어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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