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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Nov 12. 2023

연재 & 머뭇거림

해우소가 노동으로 변질될까!


 내게 브런치 글은 해우소다. 누구에게도 심지어 아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풀어버린다. 거칠고 도발적인 언사도 거침없이 글로 썼다. 누군가에게 말로 하지 못한 것들을 분출한 것이다.


 그래서 글을 여러 편 올리는 날도 있고 며칠간 한편도 올리지 않는 날도 있을 만큼 불규칙적이다.

 마음 가는 만큼 썼기에 부담이 없었다. 조회수나 반응 또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심지어 조회수 만 번이 넘어가는 글은 이목을 끌고 있다는 부담감에 덜컥 내리기까지 했다. 이런 과도한 관심은 내 예상에 없었기 때문이다.

 브런치에서는 욕심도 없었거니와 눈치 보기도 싫었기에 이따금 속내를 드러낸 나의 글에 반감을 보이는 댓글은 삭제했다. 생각이 다른 이를 설득할 이유도 그런 이와 맞대응해야 할 까닭도 내겐 없다.

 

 연재를 멈칫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브런치를 시작했던 목적과 방향이 달랐다. 연재는 일정 기일까지 글을 써야만 하는 속박이 있다. 자유로움에 제동이 걸리는 일임과 동시에 부담감이 생기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끄적거림이 내게 무엇인가 플러스 요인이 되기를 바라거나 기대하지 않는 것에 변함은 없다. 브런치 시작 후 뭔가 다른 일이 연결되어 잠깐 발을 담그기도 했으나 이내 포기했다. 하나둘 버거운 것은 내려놓는 마당에 또 일을 늘리고 있음을 자각해서 였다.


 내가 어디서 신경 쓰지 않고 이곳처럼 속시원히 육두문자를 쓸 수 있겠는가!

 연재란 뭘까 싶어 첫발을 내디뎠으나 후회스러움이 밀려든다. 괘한 짓을 한건 아닐까 싶어 말이다.

 너무 나태해진 나를 조여보려 한 시도가 과연 잘한 일인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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