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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의 시대 4

소화 장애 & 불만 장애

by Aheajigi


소화에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섭취하는 음식물에 결함이 있을 수 있다. 소화기관에서 어떤 원인을 찾기도 한다. 컨디션 난조나 심리적 차원에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원인들은 가끔 찾아오며 일회성이다. 여기까지라면 큰 문제는 아니다.

이 현상이 만성으로 흘러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며칠 약이나 수술로 해결되지 않으니 말이다.


소화가 아닌 성격이라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세상살이가 모두 흡족할 수는 없다. 어떤 식으로든 상처는 받기 마련이다. 이럴 때 불만은 생긴다. 이를 표현하고 해소하는 데 있어서 선을 넘지 않는다면 지극히 정상이다.


문제는 불편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대응하는 능력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부류들이다. 개인적 감정을 얹어서 상황이나 문제를 확대 해석한다. 문제 상황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대응 방식도 지나치게 거칠다. 배수의 진을 치듯 죽기 살기로 달려들어 본다. 액션이 커야 원하는 바를 이루거나 충분한 보상이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있음도 노리고 말이다. 한번 이렇게 문제를 키우고 흡족하게 뜯어내게 되면 이후 다른 사안들도 같은 패턴으로 처리한다. 만성 소화 장애 마냥 사고와 행동양식이 근본적으로 망가져 엉뚱하게 돌아간다. 이런 이들은 일종의 불만 장애에 빠진다.


민원 넣기를 밥 먹듯 하는 이들이 불만 장애의 대표적 부류들이다. 해결이 목적이 아니라 퍼붓는 게 시작이자 끝이다. 절충은 애당초 불가하며 지속적 반복이 뒤따른다. 그렇게 목청 높여 내지르면 후련한지 모르겠다. 얼굴을 붉히고 핏대를 세워가며 비정상적으로 돌변한 자신의 모습을 한 번이라도 3인칭 시점에서 바라보았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 맹수같은 모습이 누군가는 엄청난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직시는 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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