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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의 시대 5

다름과 틀림의 혼용

by Aheajigi


다름을 틀림과 참 넓게도 혼용한다.

젊은 것들과 늙은 것들을 세련되게 일컫는 OO세대, 성별, 인종, 출신 학교, 종교 등 우린 참 많은 것들로 사람을 분류하고 규정짓는다. 표면적으로는 이런 범주화가 다름이라 말하지만 실상은 틀림을 뜻한다. 배척하는 일도 흔하다.


같이 사는 가족을 이렇게 나누지 않는다. 자주 보는 친인척을 카테고리로 묶지 않는다. 거짓된 구별이 숨겨진 차별인 이유이다.


다름은 인정과 존중에서 비롯되나 이것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같은 나라, 직종 안에서도 지역색을 거침없이 드러냄을 겪어봤다. 타 시도라면 익히 겪었으니 그런가 보다 하겠지만, 같은 시골에서도 군이나 면단위에서 서로를 이리 나누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윗마을과 아랫마을 규모에서까지 서로를 틀렸다 생각하니 만국병이지 싶었다.


틀림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같은 무리에 속했나 싶다가도 내일이면 또 다른 구획이 나눠지고 서로를 틀림의 잣대로 재단하고 있으니 난감할 지경이다. 언제 어디서 서로가 서먹서먹한 적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만큼 우린 다름이 실종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매번 상대가 틀리다 말하는 틀림만 만연한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다른 쪽에 대한 비난 성토이다. 있으면 키우고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대립하는 쪽을 깎아내리는데 일조해야 한다. 이런 한심한 일에 끼지 않으면 무리 밖으로 내몰리고 만다. 소속할 베이스가 사라지면 모든 화살에 표적지가 될 수도 있다.


왜들 이렇게 피곤하게 살아가는지 정말 모르겠다. 다를 수도 있는데 한결 같이 틀리다 몰아세우고 있으니 불만이 입버릇처럼 되어버린다. 우리 스스로가 불만 가득한 시대를 견고하게 만들고 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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