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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의 시대 8

불안과 초조

by Aheajigi


아이들은 새로움을 설레여 한다. 팔짝팔짝 뛰며 좋아라 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겪어보지 않았던 것들에 있어 마냥 설레어하지 못한다. 막막함과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직장이란 곳은 내가 쓰러지도라도 받쳐줄 안전망이 없음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사실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딛음은 단지 낯섬과 조우일 뿐이다. 새롭다는 사실만으로 초조함을 자아내야 할 전혀 이유는 없다. 색다른 도전에 충분한 배려가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 기대 가득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껏 내가 살아온 직장이란 현실의 실체는 배려를 기대할 수 없었다. 앞으로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알지도 못함에도 홀로 나아가야 하며 실수에 따른 책임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었다.

우리가 다시 출발점에 서는 것에 불안과 초조함을 항시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듯싶다.


발생하는 문제와 눈앞에 난관을 처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전반적인 맥락을 충분하게 이해할 시간이 없어서일 뿐 대부분 능력의 부족은 아니다.

누구나 손에 익지 않은 일은 서툴기 마련이다. 주위 환경과 대상이 생소하면 위축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 누구도 처음인 곳에서 곧바로 적응하는 이는 없다. 초기부터 잘 동화되어 보이는 이들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해왔던 이들은 초임의 어설픔에 화를 내고 초짜들은 난처함과 서툼에 힘들어하며 뒷담화로 열받음을 소리치고 있으니 양쪽 모두 불만만 가득하다.


직장의 구조적 문제가 있음에도 시스템을 손보지 못하고 있으니 하루의 1/3 일하는 시간이 힘든 것이다. 태생적으로 불만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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