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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Feb 29. 2024

불만의 시대 18

평가의 부메랑


 평가!

 학창 시절을 벗어나면 없을 줄 알았다. 몇십 년 전 과거라면 분명 그랬을 것이다. 시대가 달라지고 수요자 니즈를 반영한다는 판단에 소비자 만족도 조사라는 이름으로 서서히 평가가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순수함은 대상이 늘어나고 시일이 지날수록 변절되기 마련이다. 마치 흰색 시트가 햇볕에 빛이 바래듯 말이다.

 피드백 도구로만 활용되었다면 각종 평가가 좋았을 테지만 급여나 매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서 이를 오히려 악용하는 이들이나 집단이 등장하는 실정이다.


 서비스를 마친 근로자에게 나가는 길에 쓰레기를 버려달라 떠넘겨도 거절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후 따라오는 만족도 조사에서 저점 테러를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어서이다. 식당에서 메뉴에도 없는 것을 요구하거나 과도한 서비스를 당당하게 요구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각종 포털에서 시행하는 식당 별점 및 댓글에 테러를 가할 수 있는 갑의 위치에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언제나 평가를 하는 입장이면 모르겠지만 직장인이라면 평가를 받는 포지션에 설 때도 분명 있기 마련이다. 내가 가한 평가 악용이 언젠가 나에게 돌아올 수 있음은 간과한 모양이다.


 타인에 대한 평가 지랄은 다수를 분노케 한다. 그 분노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기에 점점 파장은 커져만 간다. 분노의 물결은 이런 자들이 더 크고 잦게 만들었음은 분명하다.


 평가의 도입 취지는 이해하나 이렇게 악용되는 일이 많아진다면 개선도 검토해야만 한다. 분노의 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지 않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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