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하면 절박하면 혼신의 힘을 다하긴 한다. 물론 그런다 해서 뭐가 이뤄진다는 보장은 없다. 간절함과 절박함 만으로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얻었다면 속세는 성공담이 넘쳐흘러내렸을 것이다. 흔하디 흔한 성공 스토리가 신화처럼 알려지거나 추앙받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애타는 심정은 단지 내가 가진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내는 지랫대일 뿐이다.
점점 글이 멀어진다. 간절함이나 절박함이 사라져서일까 되짚어보았다. 처음부터 글쓰기에 목숨을 걸지 않았다. 내 삶에서 글쓰기가 생사를 좌우할 요소는 아니었다.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상태로 도전해보자 싶어 하나둘 응모를 해본 것뿐이다. 메이저급 공모전이 아니었기에 입선했음을 안다. 그것도 겨우 턱걸이로 말이다. 운이 좋아 출판까지 연결된 것도 신기하다 생각한다.
글이 왜 멀어졌나 싶다. 브런치는 이리 끄적이지만 새로 쓰는 동화는 답보상태다. 작년 응모한 공모전에서 모두 떨어진 것 때문도 아니다. 어디에 응모했는지 조차도 기억하지 못하는 마당에 데미지가 있을 리는 만무하다. 소재만 적어둔 글도 있고 30%,50% 작성한 글들도 있다. 문제는 쓰기 싫어진 마음가짐이다.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글을 쓰면 쓰지 않는 시간에도 스토리에 몰입되어 주인공처럼 상상을 하는 경우도 있었건만 요즘은 늘 전지적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글이 겉돈다. 동화라는 장르가 문제란 생각도 든다. 출근하면 마주하는 아이들이 이젠 불편하다. 갈수록 기막힌 일들을 자행해서라기보다 아무것도 해서는 안 되는 현실적 제약에 이미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아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가 없다.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글을 안고 있어야 할지 버려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