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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Mar 14. 2024

시간 지키기와 눈 맞추기

학습의 기본


 자유분방한 영혼들을 지닌 학생들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먹먹했다. 어쨌거나 난 1년을 성의껏 가르칠 의무가 있다. 배우고 안 배우고는 다음 문제이다.


프로젝트 학습이나 활동중심 학습등 다양한 시도도  기본적인 학습 태도가 있을 때의 이야기다. 수업 시간이 되면 자리에 앉고 설명할 때 앞을 쳐다보며 듣는 기본적 자세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면 학습은 공염불이다.


2주째 수업 시간 지키기와 눈 맞추기 연습을 시키고는 있다.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쉬는 시간과 수업 시간의 경계가 전혀 없는 몇몇 녀석들은 여전히 내키는 대로 교실을 돌아다니고 장난을 치며 서로가 서로를 괴롭힌다고 이르고 있다. 한마디로 난장판이다.


어제 진단평가한 결과를 오늘 아침에 확인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읽기&쓰기, 셈하기 등 기초적인 내용이었다. 어제 병원행으로 교실에 없었기에 우려는 했다. 다른 반은 1명 내지 2명 나오는 학습부진아가 우리 반은 무려 5명이다. 대부분 다 맞거나 한두 개 틀리는데 우리 반은 그런 아이들이 별로 없다. 수업이 학생들의 산만함 때문에 잔소리로 이어진 원인이 시험점수라는 가시적인 결과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었다. 혹시 나가 역시나 일 뿐이어서인지 난 별로 놀랍지도 않다.


 기초적인 학습 자세도 갖추지 못했으니 학습부진으로 귀결된 것은 당연한 결과다. 내 아들이 8살 2학년일 때 모습이 저랬나 회상해 보면 전혀 아니다. 무엇인가 해야 할 때와 놀 때는 분명하게 가르쳤다. 경계가 모호하거나 혼재한 상황을 절대 좌시하지 않았다. 이런 기본적 학습 자세를 지도하는데 에너지를 허비하고 있으니 학생들에 대한 기대치는 바닥이다. 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수업의 질 또한 낮춘다.


 언제쯤 제시간에 자리에 앉고 설명할 때 눈을 맞추며 들을지? 수업 같은 수업은 요원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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