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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Mar 14. 2024

단 한 번이라도 선을 넘으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별것 아닌 듯싶지만


울타리를 치는 것은 넘지 말아야 하는 선임을 나타낸 것이다. 한 번이라도 경계를 넘어선다면 그 틀은 존재 이유를 곧바로 상실한다. 시시때때로 넘어버리는 일이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풍선을 채로 치고 노는 학습 활동을 했다. 손목이 좋지 않았지만 열심히 손펌프로 풍선을 만들었다. 하다 보면 실수로 풍선을 터트릴 수는 있다. 그래서 계속 풍선을 만들었다. 문제는 일부러 터트리는 녀석들이다. 분명 수업 규칙은 풍선을 치는 일이건만 이 녀석들은 그 단순한 룰도 제멋대로 바꿔버린 것이다.

고의로 풍선을 터트리고 재밌어라 하는 녀석을 큰 소리로 불렀다. 눈이 마주쳤음에도 모른 척 멀리 달아난다. 더 크게 이름을 부르자 쭈뼛거리며 온다. 뭐 했냐 묻자 온갖 핑계를 댄다. 일부러 풍선을 터트리는 것을 봤는데 무슨 소리냐고 다그치니 입을 닫는다. 수업 시간에도 옆 친구와 장난을 치다가 빈정이 상했는지 크게 소리치며 신경질을 부렸던 녀석이다. 해서는 안 되는 일에 대한 경계가 무너진 녀석이다.


부모들 입장에서는 이것이 별것 아닌 일로 보일 수도 있다. 그깟 풍선이 몇 푼이나 된다고 그러나 싶을 것이다. 이건 정말 맥락을 한참 잘못짚은 것이다. 풍선이 아닌 수업이고 간단한 수업 규칙조차 자의적으로 허물어 버린 것이 문제다. 공부를 떠나 사회생활은 정해진 틀이 있고 넘어서는 안 되는 지점이 존재한다. 8살 때도 지키지 못한 것들을 앞으로는 지킬 듯 보이는가? 절대 그럴 일은 없다.

 

학습에 흥미를 가져보라 이런저런 교과서 활동을 모두 했건만 결과적으로 난 소리만 지르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아예 활동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할까 싶다. 선을 넘거나 말거나 교실에 가둬두고 듣거나 말거나 말로 수업을 해야 하나 숙고 중이다.

가장 기본적인 태도도 가정에서 가르치지 않았으니 학습은 글렀다 싶다. 뭐가 되길 기대하기 힘든 녀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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