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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Apr 03. 2024

지랄병

내 영역이 아니기에

어떤 포인트에서 돌변하는지 모르겠다. 발작 바튼이 한 개라도 환장할 지경인데 도무지 몇 개를 소유했는지 모르겠다. 저대로 자란다면 사람인지 광견병 걸린 개인지 헛갈릴 수준이 되어버릴 것이다.


자기 통제가 안된다. 유전적 원인인지 환경적 문제인지 그건 모르겠으나 알고픈 생각도 없다. 지랄병이 도지면 여럿 아이들이 피해를 본다는 사실만 우려스러울 뿐이다.


그럼에도 말릴 수 없다. 말리다 '아동학대'란 명목으로 내가 지랄병 가해자로 낙인 찍힌다. 구두로 메시지만 전달할 뿐이다. 하지 말란 말이 들릴 리 없다. 말로 통할 수준이라면 지랄병이라 부르지도 않았을 테니 말이다.


일단 손발이 나간다. 확실한 가해를 한 뒤에야 후회가 밀려오나 보다. 이미 상황은 벌어졌고 수습은 불가하다. 사과랍시고 손을 내밀어 보지만 상대가 받아주지 않는다. 맥락도 없는 폭력에 상대는 절대 용서를 못하겠단다.


진술서를 쓰게 하고 그 내용을 양쪽 가정에 통보한다. 사안을 키울지 말지는 전적으로 피해 측 반응에 달려있다. 가해 측 사과는 아무 의미 없다.


다행스럽게도 일이 커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문제의 근본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녀석은 지랄병 씨앗을 잉태하고 있으니 말이다. 몸이 커 갈수록 지랄병도 싹을 틔우고 더 크게 자랄 것이다. 몇 번의 지도로 잡초 같은 지랄병이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지랄병에 병든 아이들이 달라지길 기대하지 않는다. 난 지식을 가르치는 직업이지 인간을 개조하는 업도 아니고 그럴 능력은 전혀 없다. 신이나 가능할 법한 일에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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