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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Apr 12. 2024

다시 태어나면

Oh no

 작년 가르쳤던 녀석들은 수업이 끝나면 참새가 방앗간 들리듯 나를 종종 찾아온다.

"다시 태어나도 선생님 하실 거예요?"

 뜬금없는 질문을 한다.

"왜?"

"저 같은 예쁜 제자를 만나셔야 되니깐!"

아이스런 발상이다.

"네. 네!"

"성의 있게 대답해 봐요."

무슨 소리가 듣고 싶은 것인지 답을 정해놓고 묻는 질문이다. 이 녀석도 여자라고 별 걸 다 요구한다 싶다.

"근데 예쁘다는 제자가 누구? 아무리 봐도 안 보이는데."

흥칫뿡이 나오며 어떻게 자기를 예쁘다고 말하지 않냐 잔소리를 한다.


다시 태어나면,

과연 현재 기억이 털끝만큼이라도 남아있다면 ,

내가 또다시 교사란 직업을 택할까?

Never!


겪은 것은 어려움을 알기 마련이다. 다시 태어나면 지금의 배우자와 결혼하겠냐는 질문과 다를 바 없다. 멀리서 보면 쉽고 좋아 보이는 그 직종들도 나름의 고충은 분명 있다.


어쩌면 아는 고통이 더 친숙할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같은 일을 반복하는 선택을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싶다. 그럼에도 다음 스텝을 충분히 예견한다면 닥치지도 않은 일에 걱정하고 고민하는 개인적 스타일상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릴 개연성이 매우 높다. 해서 다시 태어난다 해도 교사란 직종을 택하고픈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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