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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Jun 23. 2024

Needs & 올챙이 키우기

관심, 인정, 사랑

누구나 나에 대한 욕구와 타인에게 바라는 욕구가 있다. 스스로를 향한 니즈는 자신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으나 누군가로부터 기대하는 니즈는 그렇지 않다. 관심받고 싶어 노력한들 외면하면 도리가 없다. 인정받고 싶어 열정을 쏟는다 해도 그 이상의 누군가가 있다면 가려지기 마련이다. 사랑? 이건 정말 쌍방향이지 일방향적 매달리기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대학 때 수업으로 개구리 기르기가 있었다. 개구리 알을 구해다가 수온을 맞춰주고 물을 갈아주며 올챙이로 길러냈고 계란 노른자를 먹이고 MT까지 데려가며 열심히 키웠다. 뒷다리가 나왔고 앞다리가 나왔으며 서서히 꼬리가 줄어들었다. 한 컵을 가져온 개구리알 중에서 온전하게 성체로 자란 것은 몇 마리였을까? 포식자의 위협도 없었고 사람처럼 때마다 먹이를 챙겼기에 너무 많은 개구리를 양산할 것이라 착각했다. 결과적으로 마지막 수조에 남은 개구리는 단 한 마리도 없었다. 모두 죽었다. 다른 팀들도 결과는 비슷했다. 학점은 망했다 싶었다. 개구리 키우기 프로젝트 프레젠테이션을 마치고 교수의 코멘트를 통해 올챙이가 개구리로 성장하지 못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개구리가 되기 직전 꼬리가 짧아지는 과정에서 올챙이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고 한다. 체내에 저장된 영양분만으로 버텨야 한단다.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어 나비로 바뀔 때처럼 말이다. 개구리가 되지 못하고 죽은 까닭은 올챙이 적 영양분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란다. 자연적 환경이었다면 이것저것 잡아먹으면서 영양소를 축척했겠지만, 인위적으로 계란 노른자만 먹는 상황에 놓였으니 충분히 예상되는 결과였단다.


[관심, 인정, 사랑]

다 자란 어른이 이에 대한 갈망이 크다면 유년시절의 결핍을 의심해봐야 한다. 지금 부족분을 채우겠다 한들 절대 충족될 리는 없다. 어른은 그냥 내가 이렇구나 받아들이며 사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들의 아이들이다. 이런 부모 아래서 양육이 되는 아이들도 비슷한 환경에 처하게 될 확률이 높다. 가정교육은 대개 가풍처럼 이어지기 때문이다. 부모 스스로의 부족함을 자각하지 못하고 자녀에게 긍정적 환경을 제공하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자녀도 '관심, 인정, 사랑' 결핍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이런 결핍을 끊임없이 대물림을 할 가능성이 크다.

정서적 불균형은 원만한 대인관계 형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물질적인 것은 있고 없고가 가시적으로 확연하게 드러나지만 내재적 빈곤은 남들 뿐만 아니라 당사자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경제적 궁핍은 지원제도라도 있지만 정서적 결핍은 누구도 살펴주지 않는다.

 

관심, 인정, 사랑은 유년시절부터 양육자가 가장 신경 써야 할 분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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