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가을 끝자락을 알리는 아련한 가을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겨울 초입을 자랑하듯 거센 눈발이 휘날린다.
이렇게 하루를 경계로 극명하게 갈리는 날씨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세상도 날씨도 서서히 변하던 것은 옛일이지 싶다. 하루하루 순간순간이 정말로 격동하는 시대를 살고 있자니 심장이 옥죄여오는 불안함에 불편하다.
인간들의 지랄 맞은 성깔이 투영된 세상사도 벅차건만 달갑지 않은 이런 것을 닮아가는 날씨에 기분 참 묘하다.
화들짝 놀랄 일이 갈수록 널려있거늘 날씨까지 함께 이지경이라니!
잔잔이 흐르는 강물처럼 순둥순둥 굴러가는 세상이면 좋으련만, 서서히 저무는 가을 끝과 천천히 다가오는 겨울 초입이 지긋이 오버랩되면 평온하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