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클리닉 상담일지
내일은 3/1~3/3 금토일 연휴다.
남편은 3일 다 일 갈수도 있다고 말했다.
3일이나 혼자 강아지를 봐야한다니 막막했지만
내가 이런 불만을 가지는것을 남편이 싫어하는걸 알기에 내색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남편은 내일 일을 안간다고 말했다.
"앗싸 진짜로??"
너무 기뻤다,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사이가 안좋음에도 불구하고 남편과 함께 보내는 휴일은 소중했다.
그리고 문득 며칠전 찾아보던 상담센터가 생각났다
"그러면,,우리 내일 약속 없는데,, 상담센터 미리 봐둔곳이 있거든,, 거기 예약해도 돼?"
남편은 그러라고 했다.
지난번에 찾아봤던 그곳으로 예약했다.
예약을 완료했고, 내일 같이 간다.
그 사실만으로 벌써 뭔가 우리의 문제가 해결이 된 기분이 들었다.
시작이 반이라는 얘기가 있으니까
기대되는 마음과 함께, 남편이 피곤하다는 말 없이 같이 가겠다고 대답한게 고마워서
저녁 내내 기분이 좋았는데, 남편도 내 마음을 알았는지
정말 오랜만에 침대에서 같이 잠을 잤다.
최근 남편은 침대가 불편하다고 자고나면 허리가 아프다고 소파에서 잠을 청했다.
그런게 어딨냐고 같이 자자고 남편에게 징징대고 매달렸지만
내가 매달릴수록 남편은 더 단호하게 얘기했다. 불편하다고.
나로써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잠을 잘 자야한다며 이 침대를 고를때 300만원이나 하는 고가의 매트리스를 샀고
나는 그 어디에서도 이보다 편하고 완벽한 침대는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지금도 매우매우매우 만족하고 있다.
근데 같이 웃으며 좋아하던 남편은 어디가고 지금은 소파가 더 편하다고
항상 거실에서 잠을 자는 남편.
아프다, 피곤하다 그 무적의 한마디로 항상 내 입을 막는 남편.
'아프니까,, 피곤하니까,, 더더욱 편한 침대에서 자야하는거 아니야?'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말해봤자 싸움의 불씨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단걸 안다.
남편이 불편했던건 진짜로 침대일까? 와이프 라는 존재는 아닐까?
가끔 의문이 들지만 사실을 확인하고 싶지는 않아서 이제는 소파에서 잔다는 남편에게
잘자라고 말한다.
그런 남편이 오늘은 같이 누워 침대에서 잔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나는, 남편의 존재 자체만으로 침대가 따듯해서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