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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모든 면에서 뛰어나진 않지만,

지난 며칠 사이에 생일이 지났고 두 사람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by 아헤브

I may not do everything great in my life, but I'm good at this. I manage to touch people's lives with what I do and I want to share this with you


-Carl Casper


내 인생의 모든 면에서 뛰어나진 않지만, 이 일만큼은 자신 있어요.

나는 내가 하는 일로 사람들의 삶에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후로,

줄곧 이 특별한 느낌을 당신과 나누고 싶어 졌어요




내게 있어 그것은 바로 당신이 짊어진 무거운 짐을 언제나 나눠지는 것,

당신의 작은 어깨를 짓누르는 짐을 보는 순간, 주저 없이 달려가 그 짐을 곧바로 내가 짊어지겠다는 고백이었어. 지난 14년 나는 당신을 아내로 맞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풍부할 때나 궁핍할 때나, 병들었을 때나 건강할 때나 항상 당신만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평생 함께 할 거라 줄곧 말해왔으니까.



한 길 가는 산티아고 순례자 부부처럼 정해져 있는 우리의 길을 끝 날까지 함께 걸어 나가는 것으로 우리는 마침내 아름다운 퍼즐을 다 맞추게 될 거야. 어느 날 우리에게 찾아온 외아들, 그 어린아이의 작은 어깨 위에 올려진 무거운 짐을 서로가 나눠지면서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많은 추억을 공유해 왔는지 함께 돌아보면 좋겠어.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지난한 시간을 잘 버텨줘서 고마웠어. 그래서 그 고마운 마음을 대신 글로 적기로 했어. 이 자리를 빌려 당신이 기울여온 그 모든 노력에 경의를 표해. 당신은 참으로 모든 계절 동안 아름다웠고, 향기로웠어. 당신의 미소는 천만 불짜리 순금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예뻐.



하나뿐인 아들이지만 그 아이가 무한한 기쁨 되어, 우리가 가진 모든 짐의 무게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우리에게 커다란 날개를 달아줬다는 사실을 날마다 새롭게, 새롭게 깨닫고 있어. 지난 한 해 참 많이 힘들었는데, 아직도 그 시간이 끝나지 않았네. 그렇지만 나는 믿어. 우리의 미래는 굉장히 맑고 찬란하게 빛날 거라는 사실을. 그만큼 우리 둘 다 과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광야와 같은 곳에 길을 내고 사막과 같은 곳에 강을 내고 있으니까.



유혹의 순간


Hey there! I don't think we've met. What's your name?

안녕하세요! 우리 전에 만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이름이 뭐예요?


Me: My name?

제 이름이요?


(laughs) Yeah, your name. You know, that thing people call you?

(웃으며) 네, 당신 이름이요. 사람들이 당신을 부르는 그 이름 있잖아요?


Me: (smiling) Oh, right. I'm Paul. Paul from South Korea.

(미소 지으며) 아, 맞아요. 저는 폴이에요. 한국에서 온 폴이요.


(leaning in, interested) Nice to meet you, Paul from South Korea. Let me get to the point. So, tell me... do you have a girlfriend?
(관심을 보이며 몸을 기울이며) 만나서 반가워요, 한국에서 온 폴.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그래서 말인데... 여자친구 있어요?


Me: (hesitates, then speaks softly) Actually, I'm engaged to someone. Someone I love very much.

(망설이다가 부드럽게 말함) 사실, 저는 약혼한 사람이 있어요. 제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죠.


(looking disappointed but then smirking) Oh, I see. But you know, Paul, your fiancée is far away in Asia right now, isn't she? How about we have a little fun while she's gone? No one has to know.

(실망한 표정을 짓다가 씩 웃으며) 아, 그렇군요. 그런데 폴, 당신 약혼녀가 지금 아시아에 멀리 있잖아요, 그렇죠? 그녀가 없는 동안 우리가 조금 즐겁게 지내는 건 어때요? 아무도 모를 거예요.


Me: (looking shocked and uncomfortable) I'm sorry, but that's not something I would ever consider. I love my fiancée and I'm committed to her, regardless of where she is.

죄송하지만, 그건 제가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저는 제 약혼녀를 사랑하고 그녀가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그녀에게만 제 마음이 있답니다.


(shrugging) Your loss. Let me know if you change your mind.

(어깨를 으쓱하며) 당신 손해예요. 마음이 바뀌면 알려주세요.


Me: (firmly) That won't happen. Have a good day.

(단호하게) 그럴 일 없을 겁니다. 안녕히 계세요.




당혹스러웠다. 이성에게 직접적으로 받아 본 첫 관심의 표현 자체도 어색했지만 그 장소가 외국이란 사실도, 관심의 당사자가 나라는 것도 믿기지 않았다. 피부색도 다르고, 언어와 문화도 다른 타지 사람에게 처음으로 받아 본 관심이었지만, 부담스럽고 불편한 대화였다. 거래처 직원이었던 그녀를 피해 다음부터는 그곳을 방문해도, 그녀가 보이면 매번 그 자리를 피했다.



보이지 않는 순간에, 나를 그리워하는 한 사람을 생각하며, 아프리카에서도 마음을 지켰다. 테러 위험이 다분한 복잡한 현실 상황 속에서, 몇 백 명 밖에 되지 않는 아시아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동안 낯선 순간이 많았다. 나이로비라는 도시에서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나는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고, 내게 주어진 인생을 어떻게 잘 살아가야 할지를 두고, 끊임없는 고민을 거듭해 나갔다. 그리고 해가 지나고 나이를 먹으며 많은 경험이 켜켜이 쌓여 가는 동안 인생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오히려 잘 풀리던 날들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날들도 있었다.



지금의 나는 하프타임 가까운 지점에 와있다. 지나온 삶을 관조하며 셀 수 없이 많은 추억에 감사한다. 아이를 갖기까지 3년을 기다렸고, 아이를 만나 함께 키운 지 10년의 세월이 지나갔다. 그 긴 시간을 포함해 20년 넘는 더 긴 시간 동안 아내를 알아왔다. 아내는 언제나 한결같았다. 어느 날 이름 모를 누군가가 간곡히 도움을 요청했을 때, 그녀는 자신 월급의 10분지 1이 넘는 금액을 못 받을 것을 알면서도 딱한 상황의 상대방을 돕는데 아낌없이 썼다.


기쁨아 처음 배아로 만난 그 날부터 지금까지 널 사랑할 수 있어 아빠, 엄마는 더할 나위없이 행복하단다


아이를 낳는 날에도, 그녀는 마냥 즐거워했다. 출산의 고통이 엄습할 때에도 이제 곧 만날 아이만을 생각하며 견뎠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쁨 이를 품에 안았을 때 그녀는 마침내 해맑게 웃었다. 그녀가 고통스러워하며 해산의 수고를 하던 그 시간 내내, 멀찍이 서서 의사 선생님 손을 통해 세상에 나올 기쁨 이를 기다리던 나도, 세월의 흐름을 타고 이제 제법 나이가 들었다.



감사하고 감사하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나이가 여기에 서 있다. 아내를 잘 만난 덕분에, 나는 인생의 가장 최저점에 위치한 지금 이 순간마저도 활짝 웃을 수 있다. 기침이 그치지 않아 귀청이 떨어지는 것 같은 고통 속에서도 아내의 존재로 인해 커다란 힘을 얻는다. 그녀를 통해 그간 많이 성숙할 기회를 가졌다. 그녀는 언제나 내게 지향할 만한 거울이 되어 주었으며, 가장 추운 날에는 장작처럼 활활 타오르며 내 곁을 온기로 가득 채워 주었다. 아들의 재활 상황은 험곡을 지나 또다시 험곡이 보이는 상황일 때가 많았지만 그녀 덕에 지금까지 잘 올 수 있었다.



하프타임을 지나며, 인생 최저점에 위치한 나는 또다시 곡선을 그리며 반등할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순간에도 이만큼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상황이 와도 나는 굳건히 지금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모두 다 아내 덕분이다. 인생의 모든 면에서 뛰어날 수도 없고, 뛰어나지도 않지만 사랑하는 것만큼은 자신이 있다.



그 사랑은 내게 계속 부어지는 사랑의 속성을 띄고 있기 때문이며, 나는 그 사랑을 계속 키워 나갈 의지가 다분히 있기 때문이다. 모든 상황 속에서 사랑받아 온 삶이었기에, 앞으로는 그 사랑을 되돌려 줄 일만 남았다. 오늘도 깔깔거리며 누구보다 행복하게 웃는 기쁨 이를 보며, 내일은 그 웃음이 아내에게 피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오늘 밤도 이 특별한 감정을 그녀와 나누는 것으로 하루에 해당하는 감사의 마침표를 찍는다.


여보 당신을 너무나 사랑합니다

2025년 기쁨이 가정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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