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부동산

by 전소

소장을 기다린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어간다.

나는 그들이 도대체 어떤 꿍꿍이를 벌이느라 소장을 발송하는 시간이 늦어지는 건지 불안해진다.

또 온갖 상상이 발휘된다. 집 상태를 더 악화시키기 위해? 누수로 인한 곰팡이 배양을 더 촉진시키기 위해? 어떤 새로운 꼬투리를 더 잡기 위해?

변호사님 의견으로는 아직 소장 발송이 그렇게 늦은 건 아니라고, 심할 경우 6개월씩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니 나는 그것은 그것대로 두고 나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요즘 내 머릿속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부동산이다.

요즘 같은 불장 속에서 나 같은 초보는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해서 실수를 하기 쉽다고 하는데- 내 마음은 이미 저만큼 달려 나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하나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있으니 바로 남편이다.

남편은 부동산 투자 경험도 없고, 관심도 없다.

또 한평생을 지방에서 살았기 때문에 집을 보는 시각도 다르다.

아무리 서울 입지를 말해도 딱히 도시에 살아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지방이 당연히 평수로 보나 준공연수로 보나 서울보다 더 저렴하게 잘 나왔기 때문에

작고 오래된 서울 집을 보고 이런 집에 이만한 값을 줘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집값은 언젠가 빠질 텐데 이렇게 미친 듯이 상승할 때 꼭 사야 하는지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리 내가 유튜브에서 주워들은 이야기로 부동산의 입지와 투자 가치와 장기적인 상승 가능성을 말해도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하루 종일 부동산 유튜브를 끼고, 집도 안 보고 가계약을 한다고 했다가, 안 한다고 했다가, 바람에 흔들리듯 널뛰는 나를 보며 좀 미친 사람 같다고 했다.

주변을 보면 부부가 합심해서 목돈을 모아서 부동산 투자도 하고, 갈아타기 계획도 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 (2명 정도 된다.)

남편이 동참한다면 나는 지금보다 더 많은 투자금을 가지고 부동산 투자를 고려할 수 있을 텐데…. 분통이 터진다.

그래서 요 며칠 남편과 눈만 마주치면 도끼눈으로 노려봤다.


그렇게 한 일주일 즘 되자 슬슬 눈도 아프고 … 사실 살짝 이해되기도 한다.

만약 내가 부동산에 관심 없고 오히려 부동산 투자에 대해 부정적일 때 누군가가 나의 자금을 부동산 투자에 넣으라고 강요한다면 너무 싫을 거 같다. (특히 남편이 보기에 나는 폭망한 부동산 투자 경험을 가진 사람이다. )

그리고 남편과 결혼할 때 함께 돈을 모아 부동산 투자를 해야겠다는 목적으로 한 것도 아니다.

그냥 이 사람이 옆에 있는 것이 좋았던 것이다.

그러나 점점 욕심이 많아진다. 내 방향이 완전 맞는데 안 따라오는 것이 분통 터지고, 남편의 돈도 나의 돈인데 내 방식에 맞추지 않는 것이 너무 아깝다.

아, 글을 써 놓고 보니 정말 미친 사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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