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by 전소

다음 주면 지방에 가서 법원 감정을 진행하게 된다.

누수 현장에 가서 피해 규모 등을 확인하는 것인데 - 그럼 아랫집 주인과 세입자, 또 관리소 사람들도 만나게 될 것이다.

생각만 해도 속이 거북하다.

무섭다. 그 사람들과 한 자리에서 논쟁을 벌이고 마찰할 것이 벌써부터 두렵다.


이 감정은 낯설지 않다.

예전에 소장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두려움에 떨던 그때의 감정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또한 잘 지나갔다. 소장을 손에 쥐고도. 나는 부서지지 않았고 여전히 살아있다.

물론 요즘은 날씨가 너무 더워서 정신이 많이 흐느적거리고 있자만 그래도 아직 살아 있다.

그러니 이 또한 지나가겠지.


어제는 회의를 하다가 너무 스트레스르 받는 상황이어서 하마터면 악- 하고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랬다면 정말 볼만했을 것이다.

회의하다가 미친 사람으로 포지셔닝되지 않았을까.

요즘 들어 좀 한계를 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이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어두워진다.


시간은 끊임없이 흘러가는데 나는 그냥 멈춘 것 같아서 조급해진다.

왜 조급한지도 모르면서 마음이 불안해진다.

전형적으로 불안한 사람의 모습이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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